신용평가3사, 등급리스트 분석 경기침체 · 유동성 위기 심화로 하향, 상향기업 수보다 많을 듯
경기침체와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면서 내년부터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내년에는 하향된 기업 수가 상향된 기업 수를 압도할 전망이다.
11일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3사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신용등급 하향 검토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각 사는 10~20여 기업들을 등급 강등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보통 6개월 이내의 단기간에 등급변경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등급감시대상)과 1~2년 장기간에 걸쳐 변경을 검토하는 후보군(등급전망)으로 구분한다. 기업들 가운데 롯데 계열사는 최근 등급 하향 후보군에 올랐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지주사 HDC도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의 장단기 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랐다.
올해 불거진 경기 부진이나 회사채 시장 유동성 위기 등이 내년부터 신용등급에 본격 반영되기 때문에 신년에 기업 신용평가 ‘줄강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보통 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6월 말까지, CP 신용등급을 12월 말까지 정기 평가한다. 또 현재 자금경색 위기의 진앙이기도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된 증권사나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락 사태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올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 기업 수 대비 상향 조정 기업 수의 비율을 뜻하는 등급 상하향배율은 0.91배로 집계됐다. 2018년 말 기준 0.96배였던 이 비율은 2019년에 0.53배, 2020년에 0.40배, 지난해 0.50배로 최근 3년간 0.4∼0.5배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올해 기업 신용등급이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실적 개선이 뚜렷했던 지난해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부여된 덕분에 상하향배율이 최근 4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그나마도 1배에 미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