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밑 빠진 독에 끼리끼리 서로 자기 이익만 서로 감싸주는 체계를 고치지 않고는 이런 사고는 계속 나게 돼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최근 오봉역 작업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 장관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관리·감독하는 국토부가 노동자를 탓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 바꾸는 것을 국토부가 반대해도 일방적으로 강행해서 인력 투입이 부족한 문제가 생겼다”며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원 장관은 “안전 문제가 큰 곳에 인력을 우선 투입하자는 (국토부) 감독 사항에 대해 코레일 임원들이 노조 반대 때문에 전부 수수방관했다”며 “자기들끼리 담합하다가 인원과 예산 탓하는 낡은 습성은 더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부 반대에도 노조의 요구에 그대로 굴복해 근무 조정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구조적인 문제와 리더십의 문제가 해결돼야 새로운 조치가 가능하다. 무능한 리더십이 버티고 있는데 무슨 조치가 들어가겠는가”라며 코레일 경영진을 대놓고 비판했다. 원 장관은 특히 나희승 코레일 사장의 답변 도중 “(코레일 사장이) 하는 게 없다. 하는 게 뭡니까”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원 장관은 “철도공사의 노사가 제대로 된 일을 안 하는 것에 대해서 통탄한다”며 “코레일은 노조의 것도 아니고 사장의 것도 아니고 국민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관이) 코레일은 하는 일이 없다는 말씀을 했다”고 지적하자 “제가 질 책임은 제가 진다.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시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코레일 인원 감축에 대해 “현원과 정원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지 실제로 작업에 투입되는 인원을 줄이는 계획은 없다”며 “근무조의 무단변경과 안전 부분에 인력을 더 투입하려는 시도들이 그동안 왜 번번이 코레일 내에서 무산됐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근본적인 원인 파악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선로 점검 자동화 등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무궁화호 탈선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원 장관은 “지금 있는 자원과 인원이 안전 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자기들의 이익에 야합하지 않고 제대로 짜여있는지가 먼저 철저히 개선된 후에 자원이 투입돼야 한다”고 반론을 폈다. 그러면서 “장비를 갖다주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동화 장비에 대해서 노조 측의 반대로 도입을 못 했다는 제보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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