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도주 전 변호사들 집단 사임 檢 ‘보석 취소’ 의견서 냈지만 결정 미루다 전자팔찌 끊고 잠적 대포폰 2개로 밀항시도 의심도 金 변호인·기각 판사 동문 논란
검찰이 1조6000억 원대의 피해를 입힌 ‘라임 사태’의 몸통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11일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나기 하루 전 밀항 정황을 포착하고 보석 취소 의견서까지 추가로 제출했지만, 법원이 결정을 미룬 탓에 도주를 막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앞서 김 전 회장이 도주 계획을 짜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폰 2대를 특정해 통신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마저도 기각했다.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막을 수 있는 수차례의 기회가 있었지만, 법원의 안일한 판단으로 주요 경제 사범의 도주를 막지 못한 셈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0일 김 전 회장의 변호인들이 집단으로 사임하자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보석을 하루빨리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변호인의 선임은 피고인이 재판에 성실하게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담보하기 때문에 변호인들의 집단 사임을 유력한 도주 정황으로 본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김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결정을 미뤘다. 김 전 회장은 1심 결심 공판을 진행하는 지난 11일 오후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났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1일 김 전 회장이 중국 밀항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계자 진술을 바탕으로 통신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대포폰 2개를 사용해 중국 쪽 밀항 브로커와 접촉했다는 내용도 영장에 포함됐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달 21일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통신 영장을 기각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 자금 등 100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20년 5월 구속기소됐다가 지난해 7월 보증금 3억 원, 전자팔찌 착용, 주거 제한 등을 조건으로 보석 석방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5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며 충남 태안반도 쪽에서 중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한 적이 있어 구속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이 지난 9월과 10월 90억여 원의 횡령 혐의 등을 추가로 적용해 청구한 두 차례 구속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막을 기회가 번번이 법원의 결정에 가로막힌 것이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과 영장을 기각한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판사가 고교 동문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학벌을 고리로 한 ‘전관예우’ 의혹까지 커지고 있다. 1차 구속영장과 통신 영장을 기각한 서울남부지법 A 부장판사와 김 전 회장의 변호인 B 변호사가 고교 선후배 사이이고, 2012년 서울중앙지법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김 전 회장을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해양경찰도 전국 항·포구 선박 단속, 함정·파출소 경계 및 외사 활동 강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