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로랑 르 본(LAURENT LEBON) 관장을 만나고 있다. 인천시청 제공
인천=지건태·부산=김기현 기자
인천시가 세계적인 미술관 중 하나인 프랑스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의 분관을 유치하겠다고 15일 밝혔다. 부산시도 이미 이곳 분관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다. 해외 미술관 유치를 위해 국내 지방자치단체 간 물밑 경쟁을 벌이면서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미술관 명칭 사용료(로열티)와 작품 전시료 등에 지나친 혈세를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 출장 중인 유정복 인천시장은 14일(현지시간) 파리 제4구에 위치한 퐁피두센터에서 로랑 르 본 관장을 만나 인천에 분관을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유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인천은 세계적인 공항과 항만을 가진 대표적인 국제도시로 퐁피두센터가 인천에 진출하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 퐁피두센터의 명성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랑 르 본 관장은 인천시 대표단의 방문에 감사를 표시하면서 “인천시와 퐁피두센터 간 협력을 논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올 1월 박형준 부산시장도 로랑 르 본 관장을 직접 만나 해외 분관 설치와 함께 양 기관 간의 파트너십을 공식 제안했다.
당시 부산시는 퐁피두센터 측과 분관 설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예정지로 부산 북항을 포함한 복수의 후보지를 제시했다. 인천시는 퐁피두센터 분관 예정지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는 퐁피두센터 분관을 유치할 경우 지역 경제와 문화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분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
퐁피두센터 분관은 현재 프랑스 메스, 스페인 말라가, 벨기에 브뤼셀, 중국 상하이에 있다. 이들 분관 역시 퐁피두센터에 한 해 수백억의 로열티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