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정기국회’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국회 상황을 보면 국익과 미래는 뒷전이고, 입법·예산 심의는 정쟁 도구로 전락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모든 정부 발의 법안을 거부하고, 정부 정책과 반대되는 법안은 밀어붙이려 한다. 내년 예산안의 헌법 시한(다음 달 2일) 내 처리가 무산된 뒤 준예산 사태 및 윤석열 대통령의 무더기 법안 거부권 행사(재의 요구)가 불가피한 상황도 우려된다.

각 정당의 정치적·정책적 지향에 차이가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이견은 불가피하지만, 국가 경쟁력 강화와 재정 건전성 회복 등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일도 수두룩하다. 임기가 새롭게 시작될 때마다 의원들은 ‘국가이익 우선의 직무 수행’을 선서한다.(국회법 제24조) 그런데 다수당인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나라에 득(得)이 될 안건은 발목을 잡고, 반대로 독(毒)이 될 법한 안건에는 집착한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4·15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방문해 ‘노란봉투법’ 처리를 거듭 약속했다.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제한하고, 사용자 범위도 모호하게 늘리는 등 위헌성이 큰 법안인데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지난달 19일 농림축산식품위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이 15일 발표한 50개 중점 추진 입법 과제는 더 심각하다. 공공기관 통폐합 및 매각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는 민영화 방지법, 신문사에 편집위원회 설치를 강제하는 신문법 개정안, 검사·판사의 법 적용도 처벌할 수 있는 법 왜곡죄 도입법, ‘감사완박’으로 불리는 표적 감사 방지법, 민주화 운동가 가족에 대한 교육·취업·의료 지원법 등은 빙산의 일각이다.

법인세 인하, 반도체특별법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 윤 정부가 제출한 법안 77건은 단 한 건도 처리되지 않았다. 미국·대만·일본 등은 최근 한국 반도체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범국가 차원의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 글로벌 경쟁을 보면서도 민주당은 반도체 법에 대해 대기업·수도권 특혜라며 국민 편 가르기까지 선동한다. 지역구가 광주임에도 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은 “미래를 땅에 묻는 매국노(埋國奴)”라고 개탄했다. 모두가 경청해야 할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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