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업경쟁력, 인재가 해법이다 - (4) LG
전용 공간 ‘슈퍼스타트랩’ 운영
LG직원과 같은 복지시설 혜택
비용 부담 없이 사업에만 집중
오픈 이노베이션 ‘슈퍼스타트’
1500억 투자 300社 육성 계획
혁신 기술·사업 인사이트 기대
LG 계열사의 연구·개발(R&D) 역량 결집을 위해 2018년 문을 연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이곳에는 LG 계열사와 협력사뿐 아니라 LG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스타트업들도 입주해 있다. LG는 사이언스파크 개장 때부터 스타트업이 비용 부담 없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전용 업무 공간 ‘슈퍼스타트랩’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2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이 공간을 거쳐 갔고, 현재 11개의 회사가 입주해 있다.
지난 14일 슈퍼스타트랩에서 만난 스타트업 대표들은 LG의 지원 프로그램에 최고의 만족도를 표시했다. 모빌리티 서비스 비교검색 플랫폼 ‘카찹’을 운영하는 이원재 대표는 “스타트업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사무 공간과 복지 인프라 혜택을 받고 있다”며 “스타트업에 가장 어려운 게 판로 개척인데 LG를 통해 가능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작품으로 만든 앱으로 창업까지 하게 된 이 대표는 스타트업 행사에 갔다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던 LG 직원의 눈에 띄어 이곳에 입주하게 됐다. 2019년 창업 당시 2명이었던 직원은 10명으로 늘어났고, 20억 원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슈퍼스타트랩에 입주한 자세과학 기업 포스처에이아이는 LG와 함께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회사에서 만든 자세교정 셔츠 사업화검증(PoC·Proof of Concept)을 LG 직원들이 지원하는 것이다. 이은영 포스처에이아이 대표는 “셔츠를 입어보고 검증할 대상자를 구하는 데 최소 2∼3일을 예상했지만, 공지를 올린 지 몇 시간 만에 모집 인원이 다 찼다”며 “LG 직원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큰 관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슈퍼스타트랩을 지원하는 LG 직원들은 포스처에이아이와 함께 제품 판매를 위한 홈페이지 구성, 판매 계획도 함께 고민했다.
슈퍼스타트랩에 입주한 스타트업 직원들은 최대 2년간 사무·회의·공용 공간 및 부대 시설을 무상 사용하고, 셔틀버스·구내식당·편의시설 등 LG 직원과 같은 복지 혜택을 받는다. 공간 및 복지 혜택만 아니라 사업과 관련한 실질적인 도움도 제공한다. 사업화 검증을 지원하고, 연구·개발(R&D)뿐 아니라 법무·마케팅·구매·재무·인사 등과 관련한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LG 임직원으로 구성된 자문단(슈퍼스타트랩 크루)을 운영한다. LG 직원이 스타트업 크루로 들어가 같이 사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2018년부터 스타트업 육성에 나선 LG는 관련 프로그램을 계속 진화시켜 왔다. 2018∼2019년 ‘스타트업 테크페어’, 2020∼2021년에는 ‘LG 커넥트’ 등의 이름으로 스타트업 발굴 행사를 했다. 올해부터는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슈퍼스타트’ 브랜드를 출범시키고, 자체 육성 프로그램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를 통해 최대 1억 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LG는 2018년 이후 지금까지 15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발굴했고, 슈퍼스타트 신설에 맞춰 3년간 1500억 원을 투자해 스타트업 300개를 육성하기로 했다.
LG는 이와 같은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과 신규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8년 취임한 구광모 회장은 스타트업 육성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오면서 발굴 프로그램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LG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벤처(CIC)도 운영 중으로, 미국 타임지의 ‘2022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된 식물재배 가전 ‘틔운’ 출시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LG가 선도하면서 마곡산업단지는 국내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시 산하기관 서울산업진흥원은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를 지난해 마곡에 개관했다. 슈퍼스타트랩을 ‘졸업’한 스타트업들이 엠플러스로 공간을 옮기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LG는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를 바탕으로 사이언스파크가 위치한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일대를 문화(Culture)·혁신(Innovation)·예술(Art)의 장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마곡에는 10월 ‘LG아트센터 서울’이 이전 개관했고, 10월 4일부터 6일까지는 임직원과 지역주민·소상공인이 같이 참여하는 ‘컬처위크’를 개최했다. LG 관계자는 “마곡을 스타트업,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 국내 첫 체험형 AI 교육기관 … 청소년 생생한 실습
LG디스커버리랩 서울
LG는 국내 최초 체험형 인공지능(AI) 교육기관인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을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정식 개관했다.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은 AI에 관심 있는 많은 청소년을 위한 시설로, LG는 연간 약 2만 명의 학생에게 양질의 AI 무상교육을 제공한다.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은 정식 개관일에 개관식을 대신해 중·고등학생 100여 명을 초청했다. LG의 AI 연구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고, 진로 탐색의 기회가 될 ‘인공지능 토크 콘서트’를 개관 기념행사로 진행했다. 시범교육에 참가했던 한 중학생은 “학교에서는 SLAM(로봇에 부착된 센서로 주변 환경의 지도를 만드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에 대해 간단히 개념만 설명을 들었는데, LG디스커버리랩에서는 실습 과정이 있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 학생은 “로봇으로 물건을 옮기고, AI로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진 물건의 양품과 불량품을 판정하는 등 실습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LG는 청소년들에게 생생한 AI 교육을 제공하고자 LG디스커버리랩의 교육 프로그램 구성 및 교구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LG 계열사 AI 연구원들이 직접 △교육 프로그램 및 교구의 개발과 검증 △교육 콘텐츠 자문 △특별 강연 등에 참여했다. 로봇지능, 시각지능, 언어지능, AI휴먼, 데이터지능 등 분야별로 청소년들이 AI 기술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로봇, 챗봇 등 LG의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는 AI 기술들을 실제로 실습해 볼 수 있도록 했다. LG디스커버리랩 설계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참여하기도 했다.
LG디스커버리랩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도 개관했고, 두 기관을 합치면 연간 교육생이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LG는 추산하고 있다. LG디스커버리랩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도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과 업무 협약을 맺어 교사 연수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LG는 LG디스커버리랩이 국내 민간 기업 과학관 1호인 ‘LG사이언스홀’의 명맥을 이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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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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