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 발효식품 사업 등 계획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 복귀예정
신사업 발굴 · 수익성 개선 주목


국내 치킨 업계 1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막걸리 사업에 진출한다. 지난해 수제맥주 기업 인수에 이어 주류 사업을 전통주 분야로 확대해 신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8월 경북 영양군 영양양조장에 농업회사법인 ‘발효공방1991’을 설립하고 계열사로 편입했다. 영양양조장은 일제강점기인 지난 1915년 설립돼 3대(代)가 100년 넘게 막걸리를 빚어온 국내에서 매우 오래된 양조장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경영난으로 폐업한 이후에는 영양군이 양조장 부지와 건물을 활용해 청년창업과 막걸리 양조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상생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효식품 사업을 추진할 법인”이라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주류업체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부를 120억 원에 인수하고, 주류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번 농업회사법인 설립 역시 주류 사업을 기존 수제맥주에서 막걸리 같은 전통주 분야로 다각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11월 치킨 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한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들어 소비침체와 원·부자재 가격 인상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감소한 126억 원을 기록했다. 이달부터 열리는 카타르월드컵과 연말 특수로 4분기에는 전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배달 수요 둔화는 여전히 위험 요인이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지난 2019년 4월부터 교촌에프앤비를 이끌었던 소진세 회장이 다음 달 물러나고,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회사 운영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권 전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 복귀를 예고한 바 있다. 다음 달 회장직 복귀에 이어 이르면 내년 초 대표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권 전 회장은 국내외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책임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촌에프앤비는 연말까지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권 전 회장이 복귀하면 해외 진출과 가정간편식, 주류 등 신사업 발굴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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