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대출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이 몰고 온 주택가격 하락세가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심리도 얼어붙으면서 수요가 없는 시장은 기존 주택 거래가 멈추고, 미분양 주택은 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7∼10월 평균 600건을 겨우 넘겼지요. 9월 미분양 주택(국토교통부)은 4만1000가구를 넘어서면서 ‘위험수위’로 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긴급하게 준공 전 미분양 사업장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지원을 5조 원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택 시장 경착륙을 우려하기 때문이지요. 경매 시장에서는 임의경매(채무자가 대출금·이자를 못 갚을 때 담보부동산을 경매로 넘겨 빚을 받는 것)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10월 전국에서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가 신청된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수는 2648건(법원 등기정보광장)으로 전달(1924건)보다 37.6% 늘었지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8%에 달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집을 산 이들)족’과 ‘패닉바잉(공황구매)족’의 대출이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8%를 돌파한 주담대 금리 상단이 올해 안에 9%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요. 이들 중 103만 명(무주택자)이 집값이 정점을 찍은 지난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이들로 대부분이 영끌족과 패닉바잉족으로 볼 수 있지요. 대출 이자를 견디다 지친 영끌족과 패닉바잉족의 급매가 대거 출회할 경우, 주택시장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집값 하락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국책 연구기관과 민간연구소, 부동산 관련 업체들 대부분이 ‘내년 집값 하락’에 확실한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지요. 한국은행과 KDI도 주택가격 하향을 전망했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경우 내년 집값 하락률을 2.5%로 예상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2023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부동산R114, 17일 발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5%가 주택 매매가격 하락을 점쳤지요. 여러 기관의 전망으로 볼 때 주택시장은 내년까지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수요자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금융지원 등 다양한 대책이 나오는 시기에도 ‘투자보다 인내’를 해야 합니다. 내 집 마련 투자는 대내외 경기가 회복되고, 주담대 금리가 확실하게 꺾일 때,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는 시기에 실행해도 늦지 않다는 점을 주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