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향해 ‘증자살인, 삼인성호’라며
‘검찰의 편향적 수사’ 취지의 비판 제기
지지자들 “정 실장님 힘내세요” 응원도
정 실장 “국민께 염려 끼쳐 미안” 고개 숙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18일 법원에 출석하며 사실상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비판하며 ‘조작 수사’라는 취지의 입장을 나타냈다.
정 실장은 이놀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나타났다. 대선 후보까지 지낸 이 대표의 최측근이면서도 그간 공개적으로 외부활동을 하지 않아, 사진에도 제대로 포착된 바 없던 정 실장이 언론에 공개적으로 노출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정 실장이 법원 앞에 들어서자 지지자로 추정되는 일부 사람들은 “정 실장님 힘내세요”, “촛불이 이긴다”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이번 수사가 이 대표를 향해 본격적으로 확대될지가 걸린 분수령이 될 그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으면 19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실장은 이날 법원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검찰 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曾子殺人)·삼인성호(三人成虎)”라고 비판했다. ‘증자살인’은 동명이인으로 인해 살인자로 몰린 증자라는 인물의 사연에서 나온 고사로 거짓말이 거듭되면 사람들이 그 거짓말을 믿게 된다는 의미다. 또 ‘삼인성호’는 세 사람이 없는 말로 호랑이를 만들어 낸다는 의미로, 이 역시 거짓된 말도 여러 번 되풀이되면 사실로 믿게 된다는 의미다.
정 실장은 또 검찰 수사에 관해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 정권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도 향해야 할 것이며 최소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경제 파탄에도 힘든 국민들께서 열심히 생활하시는데 저의 일로 염려를 끼쳐 미안할 따름”이라며 고개 숙여 사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는 “자세한 건 변호인과… (이야기하라)”라며 법정으로 향했다.
정 실장은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일하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 제공 대가로 6차례에 걸쳐 총 1억4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는다. 또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대가로 민간업자 김만배 씨의 보통주 지분 중 24.5%(세후 428억 원)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도 있다.
지난 2013년 7월∼2017년 3월에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비밀을 남욱 씨 등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게 하고, 호반건설이 시행·시공하게 해 개발수익 210억원 상당을 얻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도 적용됐다. 지난해 9월 29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정 실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15일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그러나 정 실장은 검찰이 유 전 본부장 등 관련자들의 진술만으로 수사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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