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한국에 이어 17일 사우디 정상급으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태국을 방문했다. 태국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직접 공항에 나와 환대하고 공식 환영 리셉션까지 여는 등 ‘큰손’ 빈 살만 왕세자를 극진히 대접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9일에는 일본에 도착, 20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사우디 현지 매체인 사우디가제트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밤 방콕 공군기지 공항에서 쁘라윳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사우디 정상급 인사가 태국을 공식 방문한 것은 1989년 사우디 주재 태국인이 238억 원 상당의 보석을 훔쳐 달아난 이른바 ‘보석 도난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단절된 이후 처음이다. 양국 외교 관계는 해당 사건으로 단절됐다가 지난 1월 쁘라윳 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복원된 바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8~19일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다수의 각국 정상들을 만날 예정이다.
또 빈 살만 왕세자는 19~21일에는 일본을 방문한다. 기시다 총리와는 오는 20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안정 공급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유가 안정 필요성을 언급하고, 빈 살만 왕세자는 일본에 투자와 기술 지원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APEC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이날 태국 방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4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이른 시일 내 중·일 경제 고위급 대화 개최 △에너지 절약 및 환경 보호, 녹색 개발, 의료 건강 관리, 노인 요양 등에서의 협력 강화 △양국 국방부 간 해상·항공 관련 핫라인 개설 △글로벌 도전에 대한 공동 대응 등 5가지 부문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