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동개혁을 위한 전문가 기구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17일 주 52시간제 개편안을 제시했지만,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야당 다수 국회’ 현실에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산업계의 당면한 현실, 갈수록 다양화하는 노동 형태를 고려하면 반드시 가야 할 길임은 분명하다. 개편안 핵심은 주당 기본 근로시간(40시간) 외에 허용된 연장근로시간(12시간)에 대해 현재 1주일인 관리단위를 1개월·3개월·6개월·1년 등으로 다양화한 것이다.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하면 이를 모아뒀다가 수당 대신 나중에 안식월 등으로 긴 휴가를 갈 수 있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개편안이 아니더라도 수없이 제기된 요구들이다. 52시간제는 사업 기간이 정해져 있거나 일감이 몰리는 경우엔 비현실적이다. 특히 건설업체, 게임·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기술(ICT)업체, 벤처기업, 인력 부족이 만성적인 중소기업 등엔 폐해가 크다. 연장근로 관리 기준을 1년까지 대폭 늘리면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산업·기업별로 특성이 다양하고, 근로 형태와 사업 방식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 자체부터 원천적으로 시대착오적 규제다.

기본적으로는 근로시간은 노사 자율로 정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더 일하고 싶은데도 법으로 못하게 막는 것은 위헌과 반인권 측면도 있다. 사용자에 의한 노동자 착취를 우려할 상황도 아니다.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기업이 망하면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는다. 더불어민주당과 양대 노총도 현실을 직시하고 개편에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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