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남의 나라 대통령 개도 애도했건만”
민진당 “모든 사안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한다”
오는 26일 지방선거를 앞둔 대만 정계가 타이베이(臺北) 동물원에서 숨진 자이언트판다 ‘퇀퇀’(團團)을 놓고 ‘애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때 동물원의 스타로 꼽혔던 동물에 대한 지지 여부를 놓고 대만 여야가 강력한 비방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21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 친 국민당계 언론 중광신문(中廣新聞)의 사주이자 전 3선 의원인 자오샤오캉(趙少康)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향해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애견 ‘챔프’가 죽었을 땐 바로 애도 성명을 발표하더니 퇀퇀이 죽었는데 일언반구도 없다”며 “한 사람의 이데올로기가 최소한의 인간성도 묻어버릴 수 있으니 슬프고 두렵다”고 비판했다.
지난 19일 18살의 나이로 숨진 수컷 퇀퇀은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암컷 위안위안(圓圓)과 함께 대만에 기증했고, 대만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퇀퇀의 죽음에 기증 당시부터 이를 못마땅해했던 민진당과 평소 동물애호가를 자처하던 차이 총통으로부터 애도 메시지가 나오지 않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장둔한(張惇涵) 총통부 대변인은 “총통 이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애통해하고 있다”며 “자오 전 의원은 모든 것을 정치색 논쟁으로만 보고 있으니 슬프고 두렵다”라고 받아쳤다.
이 같은 정치 공방은 오는 26일 시행되는 대만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국민당이 퇀퇀을 부각시켜 선거 승리를 따내려고 하는 반면, 민진당은 퇀퇀에 대한 여론을 의식해 최소한의 반응만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타이베이 시장선거에 나선 국민당의 장완안(蔣萬安) 후보는 “퇀퇀이 떠난 것을 무척이나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힌 반면 민진당의 천스중 (陳時中) 후보는 간단하게 유감을 표명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하오룽빈(학龍斌) 전 국민당 부주석은 “(차이 총통)남의 나라 동물에 그 같은 열정을 보였다면 퇀퇀의 죽음에도 애도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고, 롄성원(連勝文) 부주석도 “판다에 출생지와 정치색을 따지는 건가”라며 차이 총통을 비난했다.베이징=박준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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