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시대 배경으로 한 영화들

상단부터 영화 ‘본즈 앤 올’, ‘조커’, ‘렛미인’
상단부터 영화 ‘본즈 앤 올’, ‘조커’, ‘렛미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영화 ‘아마겟돈 타임’(감독 제임스 그레이)과 ‘본즈 앤 올’(감독 루카 과다니노). 나란히 개봉을 앞둔 두 영화는 묘한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바로 1980년대 미국 레이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

‘아마겟돈 타임’은 TV를 시청하는 장면을 통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섰던 1980년과 대통령에 당선된 1981년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임을 분명히 한다. ‘본즈 앤 올’ 역시 1980년대 레이건 시대를 배경으로 성장에서 소외된 미국 중서부의 황량한 풍경을 비춘다. 인물들 역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주류 세계의 ‘바깥’에 위치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아마겟돈 타임’에서 소년 폴(뱅크스 레페타)은 위대한 아메리카를 주창하는 사립학교를 나와 자신의 꿈을 향해 세상으로 나아간다. ‘본즈 앤 올’에서 식인 습성으로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커플(테리사 러셀, 티모테 샬라메)은 서로의 아픔을 마주하며 궁극적 사랑의 가치를 실현한다.

스웨덴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렛미인’(2010·감독 맷 리브스),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이 돋보이는 ‘조커’(2019·감독 토드 필립스) 등도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괴짜들의 병영일지’(1981·감독 이반 라이트먼)나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람보’(1982·감독 테드 코체프) 등도 1980년대를 배경으로 삼은 대표적 영화다. 하나같이 사회에 속할 수 없거나 속하지 못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왜 레이건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걸까. 레이건 전 대통령은 ‘악의 제국’ 이론을 주창하며 신자유주의 이념에 따라 성장을 독려했다. 그에 따르면 위대한 아메리카는 선이고, 그 바깥의 세계는 악이다. 여기서 타자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허용될 자리는 없다. ‘아마겟돈 타임’에서 ‘검둥이’라 불리는 흑인, ‘본즈 앤 올’의 식인, ‘렛미인’의 뱀파이어 소녀와 그를 따르는 소년, ‘람보’의 시대착오적 전쟁 영웅, ‘조커’의 사회 부적응자 등은 위대한 아메리카의 바깥 세계에 위치한다.

한동안 트럼프 시대를 겨냥했던 미국 영화계에서 비슷한 시기에 1980년대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가 나온 점은 의미심장하다. 미국 보수층에서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효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보수의 태동기이자 중흥기인 레이건 시대로 돌아가,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이정우 기자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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