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고 침묵했다. 이란 정부의 탄압에 맞서 싸우는 국민,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이다.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이란 국가가 연주됐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과 달리 이란대표팀은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 관중석의 이란 팬들도 정부의 강경진압을 규탄했다. 일부 팬은 이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야유했다. 또 ‘여성, 생명, 자유’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국장을 도려낸 이란 국기도 보였다. 이란 국기의 국장은 1979년 팔라비 왕조를 무너뜨린 이란혁명의 상징이다.
BBC에 따르면 이란 국영TV는 이란 국가가 연주되는 장면을 중계하지 않았고, 미리 촬영한 경기장 전경을 방송했다.
이란에선 지난 9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여대생이 구금 도중 사망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강경진압으로 일관,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시위, 강경진압으로 인해 400여 명이 사망했고 1만680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에는 테헤란 지하철역에서 시위 진압용 페인트볼 총이 발사됐고, 시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이란대표팀 주장인 에산 하지사피는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상황은 옳지 않으며, 이란 국민은 불행을 겪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은 “월드컵 규정을 어기지 않는다면 이란 대표들도 다른 나라 선수들처럼 자유롭게 항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은 잉글랜드에 2-6으로 패했다.
이준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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