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워인터뷰 - 문정희 시인의 추천 책은

“보르헤스가 ‘책을 사랑하는 당이 있다면 나는 그 맨 앞줄에 앉을 것이다’고 말했는데, 나도 그래요. 책은 참 사랑스러워요.”

문정희 시인은 책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에게 책은 시를 완성하는 ‘어떤 것’이다. “시라는 건 언어를 가지고 하는 예술이잖아요. 가장 정확한 언어를 가장 정확하게 쓰는 것이 시라고 본다면 그 언어의 실체를 보기 위해서는 역사나 사회 현실을 알아야 해요. 그렇지 않고선 그저 골방의 언어가 되기 쉽죠.” 그가 시를 위해,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을 얻기 위해, 그의 표현대로라면 ‘내구력을 키우기 위해’ 쓴 방법 중 하나가 책 읽기라고 했다.

그가 요즘 재밌게 읽고 있는 책은 레이먼드 카버의 시집 ‘우리 모두’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열렬히 사랑한 작가로도 유명한 카버는 독보적이고 탁월한 단편소설로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기억되지만 시로 문학에 입문했다. 그는 대표작 ‘대성당’이 크게 성공한 뒤, 남은 생은 시인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1983년부터 시 쓰기에 매진해 1988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세 권의 시집을 냈다. 여기에 사후에 출간된 또 한 권의 시집, 그리고 미발표 시를 묶은 또 한 권의 시집, 이렇게 5권을 한데 묶은 것이 ‘우리 모두’다. “카버의 시집을 읽는데 보통 재밌고 즐겁지 않다”는 시인은 그래서 다음 시집은 산문시, 그것도 엄청 재밌고, 즐겁고, 유머가 있는 산문시로 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시는 싫다”고, “절대 어렵게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로선, 또 그에겐 어려운 시는 ‘하수’다.

‘우리 모두’와 함께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시인은 이런 책들이 적힌 목록을 내밀었다.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방랑자들’, 알베르토 망겔의 ‘끝내주는 괴물들’, 베트남 출신 미국 작가 오션 브엉의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로베르 데스노스의 ‘자유 또는 사랑’ 그리고 체사레 파베세의 시집 ‘냉담의 시’.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관련기사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