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포럼 ‘입법제도 개선’ 촉구

입법 실적 높이기 경쟁과 포퓰리즘 영향으로 국회의 과잉 입법 실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함량 미달’의 의원 입법에 따른 부작용이 고질적 병폐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 입법보다 절차가 수월한 데다, 의원 간 ‘품앗이’ 식으로 입법을 지원하는 행태로 인해 더 노골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3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제30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의원 발의 법률안은 17대 국회 5728건에서 20대 2만1594건으로 3.7배나 급증했고, 21대 국회 의원 발의 건수는 전반기에만 1만4144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정만기 KIAF 회장은 “한국에서는 정부 입법의 경우 입법 예고, 규제 영향 평가, 법제처 심사 등 8단계를 거쳐 국회에 제출하는 반면, 의원 입법은 10인 이상의 의원이 동의하면 검토 절차도 생략한 채 발의할 수 있어 입법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며 “의원들이 입법 실적 높이기 경쟁에 매몰돼 함량 미달 법안을 쏟아내면 국민의 삶과 기업 활동을 옭아매게 된다”고 말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부결·임기만료·철회 등의 사유로 폐기된 의원 입법 법안은 1만4986건에 달한다. 양천수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가 주로 양적 실적을 기준으로 이뤄지고 포퓰리즘 정치가 심화하면서 과잉 의원 입법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의 자율성과 통합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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