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부도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단기 유동성 위기를 맞은 롯데건설의 새 대표로 박현철(62)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사장)이 23일 내정됐다. 롯데그룹은 신동빈(사진)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직접 참여하는 등 롯데건설발(發) 자금 부담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총력 대응에 들어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다음 달 9일 신임 대표이사 선임 관련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의결했다. 지난 21일 하석주 대표가 사의를 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새로 내정된 박 사장은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롯데쇼핑 운영담당 전무,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전무), 롯데물산 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지냈다. 2019년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부사장)으로 옮겨 2020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건설에서는 기획·개발·감사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의 첫 과제는 롯데건설이 차입, 유상증자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 등으로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PF에 대응하는 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782억 원 규모의 롯데건설 유상증자에는 신 회장이 직접 나섰다. 신 회장은 지난 19일 롯데건설 보통주 9772주를 11억7254만 원에 취득했다.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건설 주식은 18만8660주에서 19만8432주로 늘어났다. 신 회장은 롯데건설 1∼2대 주주인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지분을 보유 중이다. 롯데케미칼도 롯데건설 보통주 72만9874주를 875억7758만1000원에, 호텔롯데는 71만7859주를 861억3590만1000원에 각각 취득해 유상증자에 동참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사재까지 출연하면서 책임경영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건설은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롯데케미칼에서 5000억 원,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 원 등을 차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