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업경쟁력, 인재가 해법이다 - (5) 현대자동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 이후에
국내외 인재 발굴에 사활 걸어
개발자 콘퍼런스서 기술 공개
학생부터 박사까지 대거 참석
SW캠프 개최 미래인력 선점
12개국 전문가 국내초청 행사
기아도 청소년 진로투어 교육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신사업의 성패가 인재 육성에 달려있다는 신념으로 우수인력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SDV(Software Defined Vehicles)로의 대전환을 선언하며 모빌리티 사업의 청사진을 밝힌 것도 경쟁력 있는 인재 발굴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2회 HMG 개발자 콘퍼런스 성료 = 지난 16일 현대차그룹은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제2회 HMG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고 자율주행 등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차량 소프트웨어 기술을 공개했다. 10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SDV) 비전 발표 후 각 분야의 연구·개발(R&D) 과정 및 핵심 기술이 공개되는 첫 자리였다. △차량 도메인 제어기 개발 전략 및 현황 △가상 환경을 이용한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 개발 및 검증 △차량 시스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차량 소프트웨어 품질 혁신을 위한 가상 검증 기술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참석자들은 대학생부터 LG이노텍 등 기업관계자, 전문 개발자 등 다양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황 등을 다룬 첫 세션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200명이 넘게 몰리면서 중간에 의자가 추가 배치되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는 모두 1700명. 다음날 진행된 온라인 Q&A 참석자까지 포함하면 이번 콘퍼런스 참석자는 4200여 명에 달했다. 전북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강태현(26) 씨는 “콘퍼런스를 듣기 위해 아침에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며 “로봇팔, 스마트팩토리, 딥러닝 등에 관심이 있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기술 현황 설명을 들으면서 발표자에게 기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행사 참석 이후 현대차그룹 입사에 관심을 보이는 개발자가 적지 않다”면서 “이 행사를 더 활성화해 우수 인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계열사 개발 인재 확보 총력 = 현대차그룹은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역량 있는 신입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직접 양성하고, 우수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조기에 채용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소프티어 부트캠프 2023’을 개최하기로 했다. 참가자는 1개월간 이론교육 이후 실제 현장에서 이뤄지는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배포까지의 프로세스를 팀 단위 프로젝트로 수행하게 된다. 채용 면접에서 선발된 교육생은 추가 절차 없이 현대차·기아에 입사할 수 있다. 선발되지 않은 인원에게도 면접 결과에 따라 향후 신입 개발자 채용 시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8월 해외 대학 박사 과정생들을 국내로 초청해 ‘현대 비전 콘퍼런스’를 진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 행사에는 인공지능(AI),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의 분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12개국 출신 학생과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고려대와 함께 국내 최초로 채용조건형 학·석사 통합과정 계약학과도 설립했다. 국내 최초 채용조건형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인 스마트모빌리티 학부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인 수소, 로보틱스 2개 분야의 특화 인재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아는 미래의 인재가 될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로 탐색 지원에 힘쓰고 있다. 기아는 최근 ‘판교 테크노밸리 진로투어 프로그램’ 개최식을 열고,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래 첨단산업 분야 진로교육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아가 진행하는 청소년 대상 사회공헌활동인 ‘기아 인스파이어링 클래스(Kia Inspiring Class)’ 중 진로교육지원 부문으로,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주요 기업을 견학하며 미래산업 분야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모비스는 채용 방식에 변화를 꾀하며 소프트웨어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채용 연계형 소프트웨어(SW) 아카데미’ 교육생을 모집해 이들에게 채용 기회를 주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자동차 소프트웨어 공학과 부품 개발에 필요한 교육 기회를 무료로 제공하고 코딩 테스트를 거쳐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현대모비스는 또 ‘모빌리티 SW 학습 플랫폼’을 운영해 직원들이 온라인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와 아키텍처, 프로그래밍 등 미래 신기술을 상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임직원 이야기에 귀 기울여라’… 정의선 회장의 소통경영 소신
부회장때 타운홀 미팅 도입
오은영 초청 상담 콘서트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인재 육성만큼이나 직원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통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타운홀 미팅’이다. ‘타운홀 미팅’은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이 된 2019년 처음 열린 후 계속되고 있다. 정 회장은 본인부터 청바지를 입고 행사장을 찾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수평적 문화 조성에 앞장섰다. 정 회장은 소통 방식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등 다양화하고 있다. 다양한 가능성이 확장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9월 임직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우리에게 듣는 진짜 우리 이야기: People & Story’ 행사도 그 목적으로 개최됐다. 임직원들은 일본인 직원의 ‘일본시장 도전기’ ‘고객을 위한 중고차사업 준비’, 국제 해킹대회 1위 출신 직원의 차량 보안 스토리, 4년 차 팀장에게 듣는 리더십 특강 등 임직원들이 업무 추진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과 난관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헤쳐나간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서로 배우고 긍정의 에너지를 나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이 확장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하고, 한 명 한 명의 열정과 주도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사람 중심의 스토리 공유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정의선 회장의 생각에서 기획된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 6월에는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를 초청해 직원들의 인간관계와 가정, 일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정 회장은 800여 명의 임직원과 나란히 앉아 그들의 고민과 사연을 경청했다. 정 회장은 “직원들이 가정과 회사에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며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오 박사에게 세대 사이의 틈을 좁히는 방법과 직장에서 바람직한 소통 방식을 묻는 등 소통에 대해 진심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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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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