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멀리’ 속도조절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그칠 전망이다. 앞선 네 차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린 것과 비교하면 속도 조절에 나서는 셈이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높여 결과적으로 경기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Fed는 최종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며 ‘잰걸음으로 멀리 가는’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확실히 했다.

23일(현지시간) 공개된 11월 FOMC 의사록에서 다수 참석자는 “통화정책이 목표(2% 물가상승률)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제한적 수준에 접근한 만큼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특히 참석자 일부는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금융 시스템에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 시스템 리스크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고갈에 처한 기업들이 도산하며 여기에 자금을 댄 금융권으로 위험이 전이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도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따라 12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그칠 것이 유력시된다. 다만 최종금리는 과거 전망보다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최종금리 수준은 불확실하다”면서도 “과거 전망보다 높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9월 Fed는 내년 최종금리를 4.6%로 전망했으나 이보다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한 Fed 인사는 내년에 7%까지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은 4%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확산하며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8% 올랐으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9%, 나스닥지수는 0.99% 상승 마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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