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손흥민이 후반 우루과이 마르틴 카세레스에게 파울을 당해 양말이 찢겨져 있다. 뉴시스
25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손흥민이 후반 우루과이 마르틴 카세레스에게 파울을 당해 양말이 찢겨져 있다. 뉴시스


“맞으면 맞는 거...두려움은 없었다”
“선수들이 아쉬워하는 것 고맙고 자랑스러워”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괜찮았습니다.”

‘마스크 투혼’을 펼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손흥민은 24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치르다 안와 골절상을 당해 수술을 받은 지 불과 3주 만이다.

회복에 4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월드컵 출전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듯했으나, 강한 의지를 보인 그는 얼굴을 보호하는 검은 보호대를 쓰고 조별리그 첫 경기에 출전했다. 마스크를 써 불편한데도 수비수 2∼3명을 달고 다니며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상대 수비수에게 오른발 뒤를 밟혀 신발이 벗겨지고 양말이 찢어져도 다시 일어나 뛰었다.

손흥민은 몸 상태를 묻는 말에 괜찮다고 거듭해 답했다. 수술 부위도, 밟힌 발도 모두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나만 마스크를 쓰는 게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나만 특별한 상황인 것은 아니다”라며 “불편해도 나라를 위해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와 선수들의 도움 덕분에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었다. 그런 마음가짐이 통증도 완화한 것 같다”고 했다.

부상으로 볼 경합 등에 불편함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맞으면 맞는 거다. 축구를 하다 보면 맞기도 하고 때리기도 한다. 내가 경합을 안 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겨 승점 1을 따냈지만,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은 아쉬워했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상당히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했고, 공정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보면 우루과이가 승점 3을 가져갔어도, 내 입장에선 우리가 3점을 가져갔어도 되는 경기였다”면서 “선수들이 그 상황에도 아쉬워하는 부분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통해 선수들에게 너무 잘해줘 고맙다고 하고 싶다. 나를 위해 더 열심히 뛰어줘 고맙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25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과 이강인이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과 이강인이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너희는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다. 너희 능력을 믿어도 된다. 가서 ’쫄지‘ 말고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그런 것을 후회 없이 다 보여준 것 같아 주장으로 참 뿌듯하다”고 전했다.

조성진 기자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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