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진 이탈리아 이스키아섬에 최악의 산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버스가 흙더미에 파묻힌 채 방치돼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가디언 “무분별 건축허가 원인” 반복된 참사에 정부 비난 쏟아져
전 세계 유력 인사들이 사랑하는 휴양지 이탈리아 이스키아섬을 덮친 최악의 산사태가 무분별한 호텔 건설과 벌목, 안일한 행정이 일으킨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28일 나온다. 영국과 독일에서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쓴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이스키아섬 북부 카사미촐라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 당국은 당시 6시간 동안 126㎜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고, 평소 지질 활동이 활발해 피해를 키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키아섬 주민들은 휴양지 개발에만 몰두한 자본의 책임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카푸아노는 가디언에 “정부는 1920년대부터 불법적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해왔다”며 “무분별한 호텔 허가증 발급이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가디언은 섬 전체에 2만8000개의 불법 건축물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미클라 페네타 나폴리 페데리코대 지형학과 교수는 “지진 활동도 원인 가운데 하나지만, 마구잡이식 벌목으로 인한 지면의 ‘시멘트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참사에도 대책 마련을 등한시한 정부에게도 비난이 쏟아졌다. 2009년 비슷한 산사태로 14세 소녀가 사망했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2건의 산사태가 감지됐음에도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00만 유로(약 28억 원)를 긴급 투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집권 후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영국에선 환경단체 ‘저스트스톱오일’이 이날부터 2주간 시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석유와 가스 관련 사업을 중단할 때까지 도로와 지하철을 점거하는 등의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세계 최대 규모로 베를린에 건설 중인 현대박물관의 에너지 비효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단체들은 박물관이 3.3㎡에 450킬로와트시(㎾h) 에너지를 소요한다며 건설 중단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