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크게 늘어 0.3% 그쳐
2년 연속 평균성장률 하회
내년에도 1%대 수준 전망


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기준으로 OECD 성장률 평균을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 1%대 저성장이 예고된 가운데 수출 부진과 내수 둔화 등이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정체가 뚜렷해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과 OECD 등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한국 경제는 전기 대비 0.3%(속보치) 성장했다.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부진한 데다 수입이 크게 늘면서 성장률 발목을 잡았다. 우리나라 3분기 성장률은 OECD 회원국 평균(0.4%)보다 낮다. 현재까지 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29개국 중 13위 수준이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1분기 0.6%, 2분기 0.7%로 각각 OECD 회원국 평균인 0.3%와 0.5%보다 높았지만, 3분기 들어 역전됐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의 올해 연간 성장률이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을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OECD는 최근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7%를 제시했는데, 이는 회원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2.8%)보다 낮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OECD 성장을 주도하는 상위권 국가에서 중위권 국가로 추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OECD는 최근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8%를 제시했다. 지난 9월 전망치(2.2%) 대비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반면 세계 경제와 주요 20개국(G20)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기존 2.2%를 유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망치는 0.3%에서 0.5%로 0.2%포인트 올려잡았다.

이런 전망치는 2% 정도인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이다.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도 오는 12월 내놓을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6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는데 이를 이번에 1%대로 내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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