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스스로 “수십 권의 심리학 서적을 읽으며 ‘사람의 마음’을 연구했다”고 할 정도로 정치 프레임 만들기의 달인이다. ‘윤석열이 대장동 몸통’ ‘대장동은 국민의힘 게이트’ 등의 주장까지 펼쳤을 정도다. 그런 이 대표가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을 ‘합법파업보장법’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27일 자신의 SNS에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탓에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며 “법의 취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합법 파업 보장법’이나 ‘손배가압류 불법 남용방지법’으로 부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글을 올렸다.

우선, 노란봉투법이라는 명칭 때문에 부정적 여론이 많다는 주장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노란봉투법은, 2014년 쌍용차 파업으로 47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노조원을 돕자며 시민단체들이 성금을 노란봉투에 담아 전달한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 여론의 부정적 반응은, 이제 많은 국민이 그 법안의 실상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노조가 불법파업을 해도 사용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한 게 골자다. 불법파업이라도 폭력·파괴행위가 없다면 손해배상 청구를 금하고, 폭력·파괴가 있더라도 노조 간부 등 개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불법파업 조장법이나, 노조 불법 면죄부법이라고 할 만하다.

현행 노조법 3조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조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해, 합법적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하는 등 노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자체의 위헌 소지도 심각하다. 이런데도 본질과 정반대로 명칭만 바꾸자는 것은 혹세무민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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