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자원公 ‘ESG사업의 보고’ 된 경남 합천
협동조합서 부유물 감시 · 수거
일자리 창출에 안정적소득 제공
태양광사업 1400명 31억 투자
20년간 수익 지역 주민과 공유
지난해 ‘물 특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도입을 선언한 한국수자원공사가 경남 합천 지역을 무대로 다양한 ESG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합천댐 상류 지역에서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 자율관리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 지역에서 시행되는 주민참여형 수상태양광 사업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ESG의 주요 축인 ‘친환경 가치 추구’와 ‘지역사회 기여’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지난해 경남 합천에서 시도한 수자원공사는 시행 2년 차인 올해 안정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경남지역의 대표적인 다목적 댐이자,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주민과의 우호적 협력관계가 잘 구축돼있는 합천댐 지역을 ESG 사업의 ‘보고(寶庫)’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합천댐 상류 쓰레기 주민 자율관리사업 = 먼저 수자원공사는 2021년부터 합천댐 상류 지역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주민, 지자체와 협의해 ‘주민참여형 자율관리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전국 10개 댐에서 지역주민 중심으로 사회적기업(협동조합)을 설립해 운영 중인데, 이 중 지난해 4월 설립된 합천군 주민자율 환경관리 협동조합은 환경부에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도 인증을 받았다.
이들 협동조합은 댐 유역에 유입되는 쓰레기를 감시·수거하고 재활용 사업까지 참여해 안정적 소득원을 확보하고 있다. 박초우 협동조합 이사는 “집중강우나 태풍 등의 영향으로 댐 지역에 유입됐던 초목 쓰레기, 낚시객이나 노지캠핑 차들이 무단투기한 생활 쓰레기들을 협동조합이 상시적으로 제거해왔다”며 “올해 2000마대 정도의 쓰레기를 치웠고 이는 조그마한 초등학교 운동장을 꽉 채울 만한 부피”라고 설명했다. 올해 사업을 통해 270명 정도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뒀다는 박 이사는 “조합원 중 나이 드신 분들도 있어 올해는 안전·보건 관리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선했다”고 소개했다. 수자원공사는 이를 포함해 전국 10개 댐 지역에서 지난해 6~11월 수거한 댐 부유물 쓰레기가 3만3721마대에 이르고, 올해는 10월까지 3만7729마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주민참여형 수상태양광 사업 = 합천댐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시작된 주민참여형 수상태양광 사업을 통해서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친환경에너지 확대 차원에서 현재 충주댐과 보령댐, 소양강댐 등에서 수상태양광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 중 합천댐 사업은 의미가 남다르다. 합천댐은 2012년 세계 최초로 댐 내 수상태양광의 상용화를 시작한 곳이기도 해 이곳에서 지역주민 참여를 통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다.
합천댐 수상태양광 면적은 46만8000㎡에 달하는데 합천 군화인 매화 형상으로 디자인돼 총 17개 블록이 설치돼 있다. 합천댐 수상태양광은 연간 5만6388㎿h의 전기를 공급하면서 발전수익을 지역주민과 공유하고 있다. 조성 당시 합천군 봉산면의 20여 개 마을에서 1400여 명의 주민들이 약 31억 원을 투자했으며 발전소 운영 기간인 20년 동안 투자수익을 제공받게 된다. 합천댐 수상태양광 지역주민대표 조재성 씨도 “현재 주민들이 전기 생산으로 인한 수익금을 당초 계약대로 지급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상태양광 도입을 고민하는 다른 지역에서 사전조사를 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지금껏 환경적으로는 악영향이 없다고 소개하고 있다”면서 “수상태양광을 계기로 낙후지역 개발 사업 등 후속 투자까지 이뤄지면 좋겠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수상태양광은 석탄발전을 대체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효과도 있어 합천댐 사례로 연간 온실가스 2만6000t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수자원공사는 분석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합천댐의 성공을 바탕으로 주민참여형 수상태양광 사업을 전국 34개 댐을 대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물 특화 ESG 경영으로 탄소 발전량 감축… 내년엔 협력업체까지 확대”
■ 장철 수자원公 ESG경영부장
한국수자원공사 ESG 경영부를 총괄하고 있는 장철(사진) 부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추진 전망을 이같이 밝혔다. ESG 경영부는 수자원공사가 지난해 ESG 경영 도입을 선언하면서 신설한 전담조직이다.
장 부장은 “수자원공사가 ESG 경영 3년 차를 맞는 내년에는 실제 사업수행과 기능전략의 변화를 시작하고, 협력업체까지 포함한 공급망 전체로 이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이사회 내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이어 ESG 진단체계 마련, ESG 자문단 발족 등 체계를 세웠다. 이를 토대로 올해는 인식혁신, 사업혁신, 프로세스 및 제도혁신의 3대 혁신방향을 설정했다.
장 부장은 특히 “다른 공기업 중에서도 ESG 경영을 추진하는 기관이 있지만 ‘물 특화 ESG 경영’을 선언하고 브랜딩한 곳은 수자원공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물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ESG 관점에서 재편하는 것이 물 특화 ESG 경영”이라고 정의한 장 부장은 물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전량을 감축하고 수상태양광·수열에너지 등 물 관련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나가는 것이 주요 골자라고 소개했다.
수자원공사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2050년 78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댐이나 하천 등 사업 대상 주변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사회공헌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이러한 시도로 올해 한국정책학회에서 수자원공사가 ESG 우수기관상을 받는 등 안팎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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