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9일 “여당이 공공분양주택 예산 증액을 요구하면서 공공임대주택 예산 증액은 약속할 수 없다고 한다”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를 잠정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서 상임위에서 6조 원대 ‘이재명표’ 임대주택 예산을 증액하고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인 분양주택 1조 원 예산은 삭감하는 수정안을 일방 처리한 데 대해 ‘재심사하라’는 반발이 일자 파행 책임을 국민의힘으로 떠넘긴 것이다. 내년도 세제 개편안 역시 민주당이 ‘사회적 경제 3법’ 상정을 빌미로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어 법정 시한 내 처리 전망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박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앞으로 예산소위를 더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잠정 종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분양주택 예산 1조1393억 원을 감액한 데 대해 “7만2000호에 대한 명세서가 없었다”면서 “이 예산이 현실성이 없다고 보여 삭감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분양주택 외 임대주택 예산 증액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선 “이는 협상이 아닌 강요에 가까운 주장”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토위와 정무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예산안을 예결위 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태원참사’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이끌기 위해 예산안 처리에 고의로 훼방을 놓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예산안 처리가 급하지 않은 쪽은 내년도 예산을 민생이 아닌 정치 예산으로 치부하고, 다수 의석을 무기 삼아 얼마든지 예산안을 훼방 놓을 수 있는 민주당”이라며 “이미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대선 공약이나 국정과제와 관련한 예산에 무도한 칼질을 벌이고 있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국면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 사회적 경제 3법 상정을 요구하면서 다른 일정까지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 등을 운영하는 사회운동단체를 국가 재정을 들여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로, 일각에선 ‘운동권 지원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세법 개정안과 비쟁점 민생 법안을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으면 일정 보이콧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