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나무십자가 합창단 내한
지휘자 토마 “평화 사명 실천
교과성적도 좋아야 투어참여”
“아이들은 순수합니다. 백지와 같죠. 가르치는 대로 받아들입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생각나는 소년들이 들려주는 천상의 화음.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사진)이 12월 한국을 찾는다. 이 합창단의 지휘자 뱅상 토마는 3년 만의 내한을 앞두고 이뤄진 서면 인터뷰에서 “합창의 매력은 공존”이라며 “모두가 함께 자기 역할을 해야만 가능하다. 이것은 세상이 돌아가는 논리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자기 혼자서는 살 수 없듯이, 모두가 함께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빛을 발한다”고 강조했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100년이 넘은 전통을 가진 세계 유일의 아카펠라 소년합창단이다. 8세부터 15세 사이 총 100명의 소년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교황으로부터 ‘세계 평화 대사’란 사명을 부여받았다. 토마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투어는 다른 문화를 발견하고 나눔과 평화의 사명을 실천하는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토마는 좋은 합창을 위해 ‘조화’를 최우선 가치로 강조했다. 그는 “인간의 목소리만큼 훌륭한 악기는 없다”며 “각 개인의 목소리들이 파트별로 모여 함께 어우러진 최상의 화음을 창조하는 것이 좋은 합창”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합창단이기 전에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토마는 “노래뿐만 아니라 모든 소양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 우리 단원들과 성인 합창단의 가장 큰 차이”라며 “단원들 각자가 자신을 완성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토마는 “아무리 노래에 소질이 있어도 일반 교과 성적이 좋지 않으면 투어에 참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합창단이 소년들로 구성됨으로써 어려움은 없을까. 토마는 “투어 중에 아이들이 변성기를 맞이하기도 한다. 소프라노가 갑자기 테너가 되고, 알토가 되기도 한다”며 “이런 급격한 변화들이 공연 준비 중에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백지와 같이 순수하다”며 “가르치는 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헨델, 슈베르트 등 클래식 음악과 크리스마스 캐럴, 그리고 로시니의 ‘고양이 이중창’ 등을 들려준다. 토마는 로시니의 곡에 대해 “암고양이와 수고양이, 이 두 마리의 고양이 울음소리를 보이 소프라노 두 단원이 번갈아 노래하는 곡”이라며 “관객들이 크게 즐거워하는 곡으로 주로 앙코르 때 소개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합창단원이 미래에 훌륭한 가수가 되는 것보다 사회에 기여하는 실질적이고 삶이 충만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단체생활을 한 우리 단원들이 좀 더 이타적이지 않을까요?”
공연은 내달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그 밖에 부천(10일), 익산(11일), 대전(14일), 함안(15일), 성남(17일), 경주(21일), 세종(22일) 등에서 전국 순회공연이 이어진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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