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야 “내달2일 본회의 투표 강행”

‘해임’ 없이 탄핵 직행할수도
국힘 “막가파식 자기 모순”
국조 보이콧 맞불대응 예고


30일 여야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두고 대치에 들어가면서 어렵게 합의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해임건의안은 물론 이 장관 탄핵소추안까지 포함해 최종 논의를 거친 뒤 2일 본회의 투표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고, 국민의힘은 ‘국조 보이콧’까지 시사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해임건의안이 두 번이나 발의된다면 가뜩이나 얼어붙은 예산 정국이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 2가지 안을 놓고 최종 결정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어떤 안으로 결정하든 이날 발의를 거쳐 내달 1일 본회의에 보고한 후 2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정국 경색을 고려해 일단 해임건의안을 낸 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시 탄핵소추안으로 가는 ‘2단계’ 방법도 관측되지만, 민주당이 강공 모드로 선회한 만큼 곧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한 달이 지났지만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주무 장관의 책임을 묻는 걸 정쟁이라 주장하고 있다”며 “어제 대통령실이 국조 보이콧을 주장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유족과 국민 앞에서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라도 느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해임건의안 거부 입장을 표명했는데, 해임건의안만으로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오히려 강경 모드로 선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해임건의안 등을 강행할 경우 국조에 참여하지 않는 등 ‘맞불’ 대응을 예고해 국조와 예산안이 줄줄이 연계될 수밖에 없어 정국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막가파식 자기모순 정치”라며 민생 국회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조 계획서에는 이 장관이 조사 대상으로 명시돼 있는데 조사 대상인 장관을 조사 개시도 전에 갑자기 불러내 해임시킨다는 건 자기모순”이라며 “국회를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가서 되겠냐. 예산안 처리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도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민주당에 경고한다”며 “몹쓸 짓 그만하고 당장 민생 국회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국조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국조특위 위원 전원 사퇴 또는 국조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저렇게 강행할 경우에는 저희는 보이콧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은지·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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