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 “10월 생산 -1.5%”
반도체 등 주요업종 재고 누적
제조업 평균가동률 2.7%P 급락
‘보합’ 설비투자, 앞으로가 비상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40.5% ↓
경기침체 국면 진입 신호탄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2022년 10월)은 국내 경기가 하강 기조로 전환할 조짐이 뚜렷해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통상 경기가 하강 기조로 전환하더라도 지표로 확인되는 데 시차(時差)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수개월 내에 경기 지표가 완연한 하락세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10월 전(全)산업 생산은 넉 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생산 감소폭은 시장 예상보다 컸다. 반도체 등 주요 업종의 재고가 쌓이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4%로 전월 대비 2.7%포인트나 급락했다. 재고 소진에 급급한 기업이 공장을 덜 돌린다는 뜻이다. 기업이 공장 가동을 줄이고 있지만, 재고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올해 10월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22.1%로 전월보다 0.7%포인트 오히려 상승했다.
설비투자도 비상이다. 10월은 0.0%로 보합을 기록했지만, 이후가 문제다. 그나마 건설기성(전체 공사 대금 중에서 공사의 진척도에 따라 실제로 받은 돈)은 3.8% 늘었는데 전망은 아주 어둡다. 건설 분야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건설수주(경상)가 전년 동월 대비 40.5%나 줄었기 때문이다. 2013년 2월(-44.4%) 이후 9년 8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발주자별로 살펴보면, 부동산업 등 민간(-44.9%), 기타 공공단체 등 공공(-20.0%), 민자(-0.9%)에서 건설 수주가 모두 감소했다. 아직 지표에는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지만, 건설업에 극심한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과 같았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리며 4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가장 큰 이유가 수입액, 건설기성 증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 상황이 좋지 않고, 경제 주체의 구매력이 약해지면서 내수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물연대 파업과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장 경색도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가 지속 하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전세원·조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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