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 통제 맞서 언론 역할하는 SNS
중국 공안당국의 검열을 피해서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리 선생님’은 대체 누구일까?
최근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라는 활동명을 가진 트위터 사용자가 중국 각지 인민들이 활동하는 ‘백지(白紙) 혁명’ 현장 영상과 사진을 올려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 선생님이 없었으면 ‘백지 혁명’이 세계에 알려질 일도 없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리 선생님은 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일까. 그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심경을 밝혔다.
리 선생님은 ‘어떤 생각으로 봉쇄 정책에 저항하는 중국인들의 글을 올리게 됐냐’는 질문에 “나는 원래 (SNS상에서) 글을 자주 쓰고 영상이나 사진을 업로드하는 편”이라며 “본인 계정과 개인 신분이 털려 공안의 공격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이들이 나에게 시위 현장의 사진과 영상을 보내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영상이나 사진의 진위를 판단해 업로드한다고 밝혔다. 가령, 같은 사건에 10여 명이 투고했다면 진정성과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단 한 명만 해당 영상을 보내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업로드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이고 정확하며 즉각적인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수정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 공안과 사이버 수사대는 리 선생님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그는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 사이버군이 내 계정을 점점 더 공격하고 트위트 올리는 걸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 선생님은 중국 공안을 자처하는 네티즌들이 “당신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으니 죽으라”며 협박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중국 내에서도 리 선생님이 이 시위의 기획자라는 허위사실이 나돌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중국 공안은 리 선생님의 집에 찾아가 가족에게 그의 행방을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 선생님은 그가 중국에서 ‘역외 세력’(중국을 공격하는 세력)이라고 비난받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트위터의 중국어 커뮤니티에는 일상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는 많은 중국인이 모여 있다”며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사람이 필요하다”고 사명감을 전했다. 리 선생님은 주어진 순간까지 트위터 업로드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앞으로도 객관적이고 진실되며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보도를 이어갈 겁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중국 정부의 조작에 의해 모욕당할 여지가 있는 허점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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