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업경쟁력, 인재가 해법이다 - (6) 롯데그룹
주입식 아닌 토론 · 소통 위주
실제 사례 활용한 학습 진행
인재양성 심장부 ‘인재개발원’
리뉴얼 등 시설투자도 ‘진심’
평가보다 보상 중심으로 운영
MZ잡기 총력 · 인재 상시 채용
“신입사원이 겪는 다양한 고민과 해결 방법, 회사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오후 경기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10개월 만에 다시 오프라인으로 열린 ‘롯데그룹 신입사원 입문과정’에서는 신입사원 150여 명이 여러 개의 분임토의실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지난 6월 롯데제과에 입사해 이번 입문과정에 들어온 고소연(25) 씨는 “밉지 않게 일을 떠맡지 않는 방식을 발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신입사원이 현업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어려운 상황과 대처 방식을 배울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분임토의장 뒤에서는 교육을 보조하기 위해 각 계열사에서 파견 온 ‘멘토’ 직원들도 신입사원들의 발표를 확인하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석봉규 롯데인재개발원 역량개발팀 수석은 “5박 7일 동안 진행되는 신입사원 입문과정은 롯데그룹의 핵심가치와 현업에서 필요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평가보다 보상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신입사원들의 호응도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인재 육성 지원은 미래에 대한 투자”= 1993년 세워진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는 롯데그룹이 재계서열 5위로 올라서기까지 인재 양성의 심장부 역할을 해왔다. 1900억 원을 투자해 올해 1월 리뉴얼 오픈한 오산캠퍼스는 신동빈 회장이 공사 과정에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쏟았다. 신 회장은 지난 2019년 9월 오산캠퍼스 공사 현장을 방문해 “인재 육성에 대한 지원은 결국 롯데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동량을 키워낼 최고의 시설로 꾸미는 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올해 첫 사장단 회의(VCM)도 이곳 오산캠퍼스에서 열었다. 그는 1월 20일 열린 VCM에서 “인재 육성을 통한 경쟁력,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 사회적으로 선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는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과 동시에 비즈니스 방향과 일치된 그룹 인적자원(HR) 전략 수립에도 힘쓰고 있다.
◇MZ세대 인재를 확보하라 = 롯데는 유통, 식품, 호텔 등 생활 밀접 사업에서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맞춰 최근 재개한 오프라인 신입사원 입문 과정에서도 MZ세대를 배려해 ‘온보딩 프로그램(채용 후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 고도화에 힘썼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실제 사례를 활용해 토론과 소통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교육 모듈을 도입했다.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산캠퍼스에는 토론 중심의 창의적인 학습이 이뤄지도록 다양한 공간을 만들었다. 원형 강의실에 계단식으로 좌석을 배치하고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화상회의도 가능하도록 했다. 분임토의실, 프로젝트룸 등 협업과 시너지를 이끌어 낼 학습실도 있다. 인터넷, 모바일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장비를 갖춘 스튜디오 2곳도 갖췄다. 롯데가 지향하는 조직문화와 교육 방식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도록 ‘롯데 퀴즈 골든벨’이나 ‘히든싱어 롯면가왕’ 등 레크리에이션 요소를 강화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롯데월드의 ‘로티’와 ‘로리’ 등 계열사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을 통해 MZ세대가 즐겁게 입문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상시 채용으로 신입사원 입문에도 변화 = 롯데인재개발원은 그룹의 미래인 신입사원 교육을 더욱 각별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가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필요한 시점에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상시 채용을 도입한 만큼 신입사원 입문 과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업에서 이미 근무를 시작한 신입사원을 위해 보다 압축적으로 교육 과정을 구성했다. 또 비대면화·디지털화한 업무 환경에서 적응도를 높이고 현업에 필요한 사고방식과 역량을 개발하는 모듈 중심으로 과정을 개선했다. 신입사원 입문과정은 핵심가치, 비전과 전략, 컴플라이언스 등 롯데인이라면 알아야 할 내용을 롯데지주 임원이 강사로 나서 전달하는 롯데의 이해모듈과 신입사원의 업무 기본역량 향상을 위한 역량 모듈로 나뉜다. 역량 모듈은 신입사원이 주로 접하게 되는 매니저(책임) 및 팀장(수석) 직책자가 내부 강사로 나선다. 또한 △유연성 △성취 지향성 △분석적 사고력 △팀워크와 협력 △자기조절 등 다섯 가지 주제별로 실제 근무하며 발생할 수 있는 사례를 과제로 올린다.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은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경험하지 못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롯데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지, 변화의 노력이 임직원들에게 닿는지 고민해야 할 때”라며 “롯데인의 마음에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HR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롯데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오산 = 김호준 기자, 김만용 기자

“잠재력 있는 직원이 임원 될수 있게… 선순환적 교육시스템 구축”
■ 김희천 롯데인재개발원장
“다양성과 리더십 갖춘 인재
확보방안 찾기에 역량 집중”
“잠재력 있는 직원이 임원, 대표이사가 될 수 있도록 선순환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김희천 롯데인재개발원장(사장)은 지난달 2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쟁력 있는 예비 임원·최고경영자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월 롯데인재개발원장으로 부임한 김 원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지낸 인적자원관리(HRM), 인적자원개발(HRD) 분야 전문가다. 김 원장은 롯데그룹 인재교육의 산실인 롯데인재개발원을 인적자원(HR) 전문가 조직으로 재편하고 계열사의 HR 시스템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과제를 맡았다. 롯데그룹은 조만간 ‘HR혁신통합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키고 김 원장을 TF장으로 겸임 위촉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롯데그룹이 유통과 화학, 식품, 호텔 등 사업 분야가 다양한 만큼 다른 기업에 비해 자율적으로 경영을 이끌 수 있는 핵심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롯데그룹은 여러 계열사가 각자 사업을 영위하는 ‘분권 경영’ 체제이기 때문에 이를 주도할 핵심 인재 확보가 절실하다”며 “직원들의 직무교육은 각 계열사에서 담당해야 하지만, 인재개발원 또한 그룹의 전반적인 HR 자문과 함께 신사업, 미래 경영 전략을 함께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음 달 중 각 계열사의 HR 담당자들과 워크숍을 열 예정”이라며 “계열사가 고민하는 경영 전략과 HR 분야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게 선결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롯데그룹의 핵심 인재상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핵심인 롯데그룹의 경우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원장은 “기업을 둘러싼 경제, 문화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직원들 역시 직장 생활 외에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경험을 갖고 있는지 등이 중요하다”며 “다양성과 리더십을 갖춘 윤리적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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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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