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1일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계열사 부회장들이 대거 유임되는 등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 등에 따르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대거 유임됐다. 그룹의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SK수펙스협의회 조대식 의장도 4연임 확정됐다.
사장단 인사에서는 일부 변화가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박성하SK C&C대표는 SK스퀘어 대표로 선임됐다. 해당 공석은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채웠다. 박 신임 대표는 SK텔레콤 기획본부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등을 역임하며 SK 그룹의 미래 전략을 수립해온 ‘전략통’으로 알려졌다. 그가 SK C&C 대표로 재직하던 지난 10월 경기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입주사인 카카오의 서비스 장애가 빚어지기도 했지만, 투자 포트폴리오 설계나 디지털 신사업 발굴 등 측면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박 CEO가 선임되면서 SK스퀘어 대표를 맡고 있던 박정호 부회장은 SK스퀘어 부회장으로서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의 사업 협력 시너지를 이끌 예정이다.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한 윤 사장은 SK C&C, SK텔레콤, SK스퀘어에서 사업구조 개편, 신규 투자기회 발굴, 디지털 전환 등을 담당했다. 윤 신임 사장이 내정되면서 SK C&C는 디지털 플랫폼과 솔루션 같은 ‘디지털 애셋’ 사업 추진 조직의 역할을 확대하고 기존의 ‘디지털 플랫폼 총괄’ 조직을 ‘디지털 사업 총괄’로 확대·개편했다.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한다. 유 대표는 SK텔레콤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 대표도 겸직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유 대표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주요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한 가운데, 조직 개편을 통해 위기 대응력을 강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며 반도체 ‘다운턴’ 위기를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외에도 SK네트웍스는 투자 전문가인 이호정 경영지원본부장을 새로운 총괄사장으로 선임했으며, 이동훈 SK㈜ 바이오투자센터장은 SK바이오팜 대표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