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시 36회 의존도 높은 서울시 조직, 인사 통해 후진 육성·검증할 시기
후속 인사서 젊은 인재 발탁할까? 오세훈 결정 주목
30년 가까이 서울 시정을 이끌어 온 황보연 경제정책실장과 백호 도시교통실장, 이대현 상수도사업본부장 등 1급 간부 3명이 이달 순차적으로 단행될 서울시 정기 승진·전보 인사를 앞두고 용퇴를 결정했다. 국장급 간부 4명이 공로연수·명예퇴직을 하고 교육 중이던 간부 2명이 복귀하기로 하면서 내년 상반기 서울시 3급 부이사관 승진 인원은 5명으로 확정됐다. 올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2026년 6월까지 민선 8기 서울시정을 이끌게 된 오세훈 시장은 이번 3급 승진과 후속 고위 간부 전보 인사를 통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과장급 공무원의 극단적 선택 등으로 어수선했던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고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공무원들은 “정확하고 공정한 승진·전보 인사가 이뤄져야 주요 공약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행정국은 지난달 23일 내년 상반기 3급 승진 예정 인원을 5명으로 확정하고 대상자 심사에 착수했다. 시와 자치구를 합쳐 서기관 135명이 27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하는 ‘바늘구멍 레이스’가 진행 중이다. 승진심사 대상자들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업무실적 제출을 마쳤다. 고위 간부들로 구성된 승진심사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열렸으며,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승진 내정자 명단이 공개된다. 발표 시기는 2일 오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7월 1일에 4번째 임기를 시작한 오 시장은 정책·소통·선거 전문가들로 새롭게 ‘정무라인’을 꾸렸고,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모여 협업하는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행정 조직의 경우 김의승 행정1부시장·황보연 실장·김선순 여성가족정책실장 등 이른바 ‘행정고시 36회 3인방’에 대한 운영 의존도가 높고, 아직 이들 3인방의 역량·추진력을 대체할 수 있는 인사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달 승진·전보 인사를 통해 젊은 인재를 발탁하고 보직을 순환하며 검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시 인사 분야에 정통한 전직 시 공무원은 “오 시장이 무리하면서까지 황 실장을 2차례나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하려 했던 것도 신뢰할 수 있는 ‘인재풀’이 그만큼 좁았다는 것”이라며 “황 실장이 퇴직하는 만큼 내년 말 정도엔 세대교체를 고려할 때가 됐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호남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서울시 고위 간부진은 오 시장 취임 후 올 8월 김의승 부시장(경북 안동)과 한제현 행정2부시장(전북 임실)이 임명되고 황 실장(전남 강진), 백 실장(전남 해남), 김상한 복지정책실장(경북 포항), 정상훈 행정국장(경북 예천)이 능력을 인정받아 속속 기용되면서 지역 편중 현상은 많이 완화됐다.
한편, 3급 승진 심사가 진행되면서 승진이 유력한 인사들의 이름도 시청 내에 오르내리며 술렁이고 있다. 고시 출신 행정직 중엔 김수덕 기획담당관, 하영태 복지정책과장, 박경환 언론담당관, 신대현 일자리정책과장, 윤희천 관광정책과장이 경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고시 출신 행정직은 이계열 총무과장과 강지현 양성평등담당관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기술직에선 김용학 도시계획과장, 하현석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 이임섭 기술심사담당관 중 1명이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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