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대통령도 수사선상…실제 소환 가능성 주목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안보수장이었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수사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수사는 향후 서 전 실장과 더불어 또 다른 핵심 피의자인 박지원(왼쪽 사진) 전 국가정보원장을 향할 것으로 보이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원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서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에게 피살된 ‘서해 공무원 사건’에서 관련 첩보 등을 무단으로 삭제·수정하고, ‘자진 월북’ 정황을 부각하기 위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허위공문서 작성) 등을 받는다.

앞서 국정원은 이 씨가 실종됐던 2020년 9월 22일 오후 이 씨가 북측 해상에 표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첩보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씨는 같은 날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고, 시신은 해상에서 불태워졌다. 오후 10시쯤 이 같은 사건을 인지한 국가안보실은 이튿날인 23일 새벽 1시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박 전 원장은 당시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보안을 유지하라’는 안보실 지시를 받고 첩보 보고서를 비롯한 국정원 문건 수십 건을 삭제·수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를 위법한 행위로 보고 있다. 검찰은 사건 발생 이후 북한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당시 정부가 이 씨를 자진 월북한 것으로 몰아갔으며 이러한 ‘월북 몰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박 전 원장을 수사선상에 올려 놓고 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의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박 전 원장을 불러 이러한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미 박 전 원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소환 조사 사전 단계를 진행해 왔다.

또 당시 국정의 최고 결정권자였던 문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에 대한 직접 수사도 주목되고 있다. 서 전 실장의 구속영장심사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입장문을 내고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서해 피격 사건의 ‘최종 승인자’가 자신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 전 원장을 비롯한 당시 안보라인 고위 관계자들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어 향후 조사에서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관여 여부를 추가로 파악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까지 파악된 대통령의 지시 사항도 “정확히 사실을 확인하라”, “북측에도 확인하라” 등 원론적인 수준이라 전임 대통령에게 출석을 요구하기엔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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