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성지에서 성탄의 뜻을 찾다 - <上> 베들레헴과 나사렛
라헬무덤 옆 교육기관 ‘예시바’
베들레헴 = 글 · 사진 장재선 선임기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있는 유대인 조상들의 무덤은 분쟁을 낳는다. 아브라함, 라헬, 요셉의 무덤 등이 그렇다.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무슬림들도 성지로 여기는 탓이다.
야곱의 아내인 라헬 무덤을 찾으니 총을 든 이스라엘 병사들이 출입문을 지키고 있었다. 베들레헴의 팔레스타인 자치구 안에 있는데, 이스라엘에 편입돼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오슬로협정에 의해 1996년 베들레헴에서 완전 철수했으나, 라헬 무덤만은 양보하지 않고 자국 지역으로 포함했다.
무장한 군인들이 지켜보고 있는 탓에 군사기지로 들어가는 것처럼 긴장할 수밖에 없었는데, 남성과 여성 출입구가 따로 있었다. 무덤 앞에서 수많은 사람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아이를 갖고 싶거나 순산을 기원하는 여인들의 기도 장소로 유명하다는데, 유대 율법학자인 랍비 복장을 하고 전통 모자 키파(Kippah)를 쓴 남성이 더 많이 보였다.
그것은 바로 옆에 예시바(Yeshiba)가 있기 때문이었다. 예시바는 유대인의 전통 교육기관으로, 랍비가 되기 위해 율법서인 탈무드와 경전 토라(모세5경), 히브리어를 배우는 곳이다. 예정에 없이 예시바 안에 들어가게 됐는데, 책상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방에 노인부터 청년까지 다양한 연령의 남성들이 있었다. 이들은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에 상관없이 탈무드를 큰 소리로 낭송하거나 옆 사람과 논쟁을 벌였다. 나이 차를 넘어서 진지하게 토론하는 것이 예시바의 전통이라고 했다. 하얀 수염을 길게 기른 한 남성은 한국에서 온 취재진이라는 말에 반색하며 “이왕이면 나의 웃는 모습을 촬영해서 전해달라”고 했다.
예시바의 자유분방한 토론 모습은 ‘100명의 유대인이 있으면 100개의 다른 생각이 존재한다’는 유대인 격언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 격언을 지키는 이들이 이웃 나라와 끊이지 않는 분쟁을 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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