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회의 등 참석 영향력 강화 38조원 규모 계약체결 전망도 외신 “빈살만 공항 나가 영접”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팬데믹 이후 본격적인 대 중동 외교에 나선다.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홀대’했던 사우디 측이 이번엔 대대적인 ‘환대’를 준비하고 있어 방문 성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제기된 소송을 각하하는 등 ‘면죄부’를 주며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7일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이날부터 사흘 일정으로 사우디를 찾는다고 발표했다. 통신은 시 주석이 사흘간 사우디에 머물 예정이며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총리인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 기간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도 참석해 지역 내 영향력을 강화한다. 이들 행사엔 사우디 외에도 약 14개국 정상이 참가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정상회담은 시대 발전의 흐름에 부합하며 중-아랍 관계사에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이 성공적일 것임을 확신했다. 사우디 SPA 통신은 시 주석의 방문 기간 양국이 1100억 리얄(약 38조6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외신들은 빈 살만 왕세자가 공항에서 시 주석을 맞이하고, 성대한 환영 행사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때 메카주 주지사와 주사우디 미국 대사만이 공항에 나왔고, 빈 살만 왕세자는 알 살람 왕궁에서 기다렸던 것과 대조된다. 대통령 선거 당시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지목된 빈 살만 왕세자를 “국제 왕따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위기가 계속되자 사우디를 찾아 원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비웃는 듯한 빈 살만 왕세자의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한편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 존 베이츠 판사는 카슈끄지의 약혼녀와 시민단체가 빈 살만 왕세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국가원수 면책특권’에 의거, 각하했다. 베이츠 판사는 “빈 살만 왕세자가 살해 배후라는 원고 측 주장은 설득력이 있지만, 그가 외국 총리라고 공언한 미국 행정부의 입장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