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미국월드컵에 출전했던 콜롬비아 전 국가대표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자료사진
1994 미국월드컵에 출전했던 콜롬비아 전 국가대표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자료사진


■ Global Focus

콜롬비아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1994년 16강 좌절뒤 6발 피격

佛 지단 2006년 ‘가슴 박치기’
카타르에 동상 설치로 다시 회자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조규성처럼 ‘월드컵을 계기로 인생이 바뀐 선수’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그중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1994 미국월드컵 당시 콜롬비아 대표였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다. 당시 콜롬비아는 남미 지역 예선에서 전통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5-0으로 이기는 등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축구황제 펠레는 콜롬비아를 유력 우승후보로 꼽기도 했다.

본선에 진출한 콜롬비아는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루마니아에 1-3으로 덜미를 잡혔다. 이후 1994년 6월 23일 미국과의 2차전을 맞았다. 전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에스코바르는 전반 34분 미국의 존 하크스가 크로스로 올린 볼을 차단하려다 발로 자책골을 넣었다. 이 골의 영향으로 콜롬비아는 1-2로 미국에 무릎을 꿇으며 1승 2패에 그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콜롬비아 여론은 대표팀이 귀국을 주저할 정도로 악화 일로를 걸었다. 악명 높은 콜롬비아 마약 조직 ‘메데인카르텔’은 “선수들이 귀국하는 대로 살해하겠다”고 협박했고, 프란시스코 마투라나 감독은 에콰도르로 피신했다. 정작 자책골 장본인인 에스코바르는 홀로 귀국을 선택했다.

1994년 7월 2일 에스코바르는 고향 메데인의 술집을 찾았다가, 남성 괴한이 발사한 38구경 권총 6발을 맞고 사망했다. 당시 함께 있던 여자친구는 “괴한이 에스코바르에게 ‘자살골 넣어줘 고맙다’라며 저주를 퍼부었고, 총을 발사하면서 한 발씩 쏠 때마다 ‘골!’이라고 6번 외쳤다”고 증언했다. 에스코바르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은 ‘자살골’이라고 불리던 호칭마저 ‘자책골’이라고 바꿔놓을 정도로 파장이 컸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는 월드컵을 통해 ‘핵이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2014 브라질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깨물었다. 당시 그는 키엘리니를 깨문 뒤 본인이 다쳤다는 제스처를 취해 비난을 받고 A매치 9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2022 카타르월드컵이 열린 카타르 도하에 설치된 지네딘 지단의 박치기 동상.  로이터 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이 열린 카타르 도하에 설치된 지네딘 지단의 박치기 동상. 로이터 연합뉴스


‘아트사커’ 프랑스의 상징인 지네딘 지단 역시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의 마르코 마테라치 가슴에 박치기를 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당시 둘이 경합 중 마테라치가 지단의 여동생을 “매춘부”라고 모욕하는 말을 내뱉자 지단이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고 결국 퇴장당했다. 지단은 그 경기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했고, 해당 사건의 여파로 프랑스는 준우승에 그쳤다. 지단이 마테라치를 머리로 들이받던 모습은 올해 월드컵이 열린 카타르에 동상으로 설치됐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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