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학생이 경북 포항시 남구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3층에 마련된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포스텍 학생이 경북 포항시 남구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3층에 마련된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 산업경쟁력, 인재가 해법이다 - (7) 포스코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스코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도

에이아이포펫 등 입주社 2곳은
亞포브스 100대 유망 스타트업

수도권 기업 12곳도 본사 이전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도 추진


지난달 21일 경북 포항시 남구 ‘체인지업 그라운드(CHANGeUP GROUND) 포항’. 지상 7층, 지하 2층, 연면적 2만8373㎡의 규모를 자랑하는 센터는 글로벌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을 꿈꾸는 113개 스타트업과 연구에 매진하는 포항공과대(포스텍)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센터에는 연구실과 회의실은 물론 휴식을 위한 오락시설, 수면실까지 마련돼 있어 미래 핵심 산업을 이끌어 갈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시간을 오롯이 자신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져 있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에서 3D 바이오프린팅 분야 필수 소재인 바이오 잉크와 인공장기를 개발하고 있는 장진아 바이오브릭스 대표는 “고품질 바이오잉크 소재와 기능성 세포를 이용한 바이오프린팅 인공장기 개발을 통해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대기자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체인지업 그라운드와 포스코그룹의 협조가 없었다면 연구에 이은 제품화까지 훨씬 먼 길을 거쳐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의 전경.  포스코그룹 제공
경북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의 전경. 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그룹이 글로벌 인재와 유망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 7월 포스텍 캠퍼스 내에 개관한 체인지업 그라운드가 단기간에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개관 당시 ‘포항을 실리콘밸리와 더불어 또 하나의 ‘퍼시픽밸리’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던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14개월 만에 소재·정보기술(IT)·바이오·에너지 등 4차 산업 분야 인재와 스타트업들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에 따르면 창업 인큐베이팅 센터인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현재 입주율 100%를 달성했다. 입주 스타트업 113개 사의 기업가치는 1조5121억 원, 근무 인원은 1147명으로 지난해 개관 당시보다 기업가치는 224%(1조449억 원), 근무 인원은 92%(551명) 증가했다. 이 같은 긍정적 결과가 나온 건 체인지업 그라운드가 단순히 공간 제공에 그치지 않고 포스코그룹 글로벌 네트워크와 스타트업 연구 상용화가 가능한 비즈니스 연계 산학연 모델을 토대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입주기업에 산학연 협력 인프라를 지원하고, 포스코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화 실증 기회와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

체인지업 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하는 포스코 벤처 밸리는 포스코그룹 사내벤처,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선발 기업(IMP), 포스텍 교원 및 학생 창업기업(APGC), 포항·광양 벤처밸리기업협의회 회원사, 포스코 벤처펀드 투자유치기업 등 다양한 벤처기업과 인재들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IMP 선발기업 중 반려동물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 에이아이포펫과 소상공인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 포스(POS)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히어 등 2곳은 지난 8월 포브스아시아 100대 유망 스타트업에 선정됐다. 포스코홀딩스 벤처밸리기획담당 김근환 상무는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오늘의 연구가 내일의 산업이 되는 산학연 모델’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포스코-포스텍 산학연 기반 벤처 밸리의 아이콘인 체인지업 그라운드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는 벤처기업들의 무궁한 성장을 기원한다”고 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도 내고 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의 산학연 인프라 지원을 받기 위해 지난 1년간 수도권 기업 12곳이 포항으로 본사를 이전했고, 9곳이 포항 사무실을 새로 열었다. 2곳은 포항 공장을 건설했다.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 기업 피엠그로우는 지난해 7월 연간 300㎿h 규모의 전기차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할 수 있는 ‘포항 배터리 그린 사이클 캠프’를 준공했다. 친환경 신소재인 나노셀룰로오스를 생산하는 에이엔폴리, 그린 백신을 생산하는 바이오앱 등도 포항경제자유구역 ‘펜타시티’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은 IT 분야 벤처기업에 사업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포항시·벤처기업들과 함께 ‘스마트시티 챌린지 포항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 사업과 달리 벤처기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교통·안전·행정 분야에 혁신적인 도시서비스를 기획한 것이 특징이다. 또 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포스텍과 포스코아이씨티 등 협력기관을 지정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체인지업 그라운드의 단기 목표는 유망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 10년 안에 글로벌 유니콘 기업 2∼3개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7월 인천 연수구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 진행된 ‘취업 아카데미’에서 교육생들이 기업실무형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지난 7월 인천 연수구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 진행된 ‘취업 아카데미’에서 교육생들이 기업실무형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인재는 제철소만큼 중요”… 청년 아카데미 수료자 중 30% 상시채용 대상

수료 후 입사한 인원 총 87명
소통 위해 유튜브 채널 운영도


‘인재 양성이 제철소 건설만큼 중요하다’는 경영철학을 가진 포스코그룹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는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포스코 포유드림(POSCO Youth Dream)’을 통해 올해까지 4721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2019년부터 매년 1100여 명의 인재를 양성한 포유드림은 현재 수료 인원의 51.6%(2435명)가 취·창업에 성공했을 만큼 교육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취업 아카데미 △청년 인공지능(AI)·빅데이터 아카데미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포유드림은 ‘맞춤형 교육’이 장점이다. 취업 아카데미는 대학 졸업생과 졸업 예정자에게 취업을 위한 기초역량 교육을 제공한다. 청년 AI·빅데이터 아카데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전문가 육성을 위한 12주 교육 프로그램이고,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은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 창업자 대상 4주 집중교육 과정으로 꾸려졌다. 포스코는 수료자에게 인턴, 그룹사 채용, 체인지업 그라운드 입주 가산점 등의 혜택도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 과정을 수료한 강광식 PEP모빌리티 대표는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을 통해 배운 창업 실무가 자양분이 돼 현재 여러 기관으로부터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한 후속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청년 AI·빅데이터 아카데미 수료자 중 인성평가, 학과성적 등을 종합한 상위 30%는 포스코그룹사 인사부서 상시채용 대상으로 추천하고 있다”며 “이 경우 서류전형과 적성검사가 면제되며 현재 아카데미 수료 후 그룹사에 입사한 누적 인원은 87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미래 신사업 인재 영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은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포스코그룹 미래기술포럼’을 개최하고 서부지역 주요 대학 석·박사, 글로벌 빅테크 기업 재직자들과 친환경 미래소재 사업 비전을 공유했다. 포럼 이후에는 북미 동부지역의 매사추세츠공과대, 하버드대, 토론토대, 조지아공과대 등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 우수인력을 보유한 대학과 기관 등을 방문해 구인 활동을 진행했다. 정창화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은 “포스코그룹은 지난 50년 동안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가 됐다”며 “앞으로는 혁신적인 친환경 미래소재 기술을 개발해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포스코TV’도 운영 중이다. 특히 회사 비전, 선배 신입사원들의 삶, 취업 비결 등 채용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작해 포스코 입사를 희망하는 인재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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