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김범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독일 헤리티지 펀드 분쟁조정 신청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4300억 원대 독일 헤리티지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피해자들이 판매사 신한투자증권에 “금융감독원의 투자 원금 전액 반환 결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외 판매사인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하나은행, 우리은행, SK증권에는 수용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8일 오전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독일 헤리티지 피해자 연대,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 중구 소공동 신한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한투자증권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는 민법에서 당초 알았더라면 계약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계약이 취소되면 피해자들은 투자원금 전체를 반환받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독일 헤리티지 펀드 피해액은 4300억 원으로 5대 사모펀드 중 최대 규모이며, 그중 신한투자증권이 3907억 원(90.9%)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한다”며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온 만큼 신한투자증권은 신속히 배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들은 3년간 우울증, 공황장애, 심지어 암 투병자까지 발생했다”며 “신한이 ‘따뜻한 금융’을 모토로 내세우는 건 역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회견 직후 이외 판매사인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하나은행, 우리은행, SK증권에는 ‘분쟁조정 수용 촉구’ 내용증명을 보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2일 신한투자증권 등 6개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 분쟁조정 신청 6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하고, 판매사들에 원금을 전액 배상하도록 권고했다. 김범준 금감원 부원장보는 당시 브리핑에서 “이런 상품 구조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누구라도 이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반 투자자가 독일 시행사의 시행 능력 등에 대해 직접 검증하길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반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분쟁조정결과를 20일 이내 판매사와 투자자 양측이 받아들인다면, 투자 원금 4300억 원(1849개 계좌)이 반환될 전망이다. 만약 판매사가 불복하면 소송 등 재판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금감원으로부터 지난달 말 계약취소 결정 수용 여부를 결정하라는 통지문을 받았고 현재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등 6개사는 2017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1년 8개월여간 연 7% 이자를 제공한다며 이 펀드를 판매했으나 관련 사업 시행사가 파산하면서 2019년 6월부터 환매를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