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가계경제 부담으로 한우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8일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한우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가계경제 부담으로 한우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8일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소비 심리 위축되며 공급 과잉
1㎏당 도매가 1년새 22% 하락
곡물가격 상승에 사료값도 올라
업계, 정부에 관련예산 확대 촉구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공급과잉으로 간판 고급 식재료인 한우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여기에 수입 곡물가 상승으로 사료값을 포함한 생산비는 급등하면서 지난 2013년 경영난에 내몰린 축산 농가들이 줄줄이 파산한 ‘소값 파동’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축산업계는 농가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사료 구매 자금 확대 등 생산비 절감과 한우 가격 안정을 위한 소비 촉진 예산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한우 지육(1등급) 1㎏ 도매 가격은 1만5825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가격(2만487원) 대비 22.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우 암송아지(6∼7개월) 산지 경매 가격은 마리당 201만 원으로, 지난해 335만 원에서 크게 떨어졌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현재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소값 파동을 초래했던 지난 2013년보다 가격 하락 상황이 더 심각하다”며 “한우 생산비는 같은 기간 60% 이상 급증하면서 농가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 가격이 내려간 이유는 불황으로 인한 소비 위축과 한우 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이달 기준 한우 사육 마릿수는 355만7000마리로, 전년 대비 4.2% 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올 1∼9월 가정 내 한우 구매량은 12.0㎏으로 전년 대비 6.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늘고 소비가 줄면서 한우 재고량은 지난 10월 기준 710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75t) 대비 83.3% 폭증했다.

축산 농가에서는 정부가 올 초 물가 안정을 이유로 수입 쇠고기를 무관세로 들여온 것도 한우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유통 업계는 연말·연시 한우 소비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더라도 단기간 가격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한우는 할인 행사에서 고객 관심이 가장 큰 품목이지만, 고가인 탓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판매가 감소한다”고 말했다.

옥수수, 콩 등 사료로 쓰이는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배합사료 가격도 올해 들어 30% 이상 급등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소비자 할인쿠폰 지원과 군납·기업 한우 급식 확대, 소비 촉진을 위한 유통 단계 가격 연동 점검 등 정부와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열어두고 적극적인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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