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공소장에 정진상, 이재명 선거 운동 지원 이력 상세히 적시
이 대표 최측근으로 성남시에서 영향력 행사했다는 취지도
검찰, 정진상 범죄는 이재명 존재를 전제로 이뤄졌다고 판단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9일 구속 기소하면서 그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 출마 때마다 선거운동을 위해 공직 퇴직 후 캠프에 합류하는 과정을 반복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1쪽 분량으로 상세히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이 대표와 관계를 통해 성남시 내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공소장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9일 정 전 실장을 부패방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정 전 실장이 이 대표 선거 출마 시 선거운동을 위해 기존 업무에서 퇴직해 캠프에 합류하고, 선거 종료 시 재임용되는 절차를 반복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상세히 담았다고 한다. 33쪽 분량의 공소장 중 1쪽 분량이나 된다고 한다. 수사팀은 △2010년 성남시장 선거 △2014년 성남시장 재선 △2017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2021~2022년 대통령 선거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과정에서 정 전 실장이 이 대표를 적극 도운 사실을 자세히 기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둘의 관계를 ‘정치적 동지’라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정 전 실장이 구속됐을 당시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저의 정치적 동지 한 명이 또 구속됐다”고 쓴 부분과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과거 발언한 내용도 공소장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공소장에 정 전 실장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성남시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았다고 한다. 당시 성남시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업무 등 모든 의사결정권을 사실상 갖고 있던 상황에서 정 전 실장이 이 대표 측근으로 일반적인 지자체 정책비서관이 가질 수 없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특히 수사팀은 정 전 실장의 범죄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의 존재를 전제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소장엔 이 대표와 공모했다는 부분은 담기지 않았다고 한다.

성남시 내부에선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관계가 보통의 시장과 정책비서관 관계와 달랐다는 뒷말이 나온다.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집무실과 정책비서관이던 정 전 실장 책상이 매우 가깝고 가벽(假壁) 한 개로만 방이 나눠져 있어 두 사람이 시정을 두고 자주 논의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 집무실로 가기 위해선 정 전 실장이 근무하던 비서실 방을 지나야 한다. 한 공무원은 “크게 말하면 목소리가 서로 들릴 정도로 매우 가까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성인 발자국 일곱 차례만 걸어도 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수사는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 진행 과정에서 각종 특혜성 인허가들이 정 전 실장을 거쳐 이 대표에게 전달됐는지, 이 대표가 특혜란 점을 인지했는지를 밝히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2014년 3월 성남시장 신분이었던 이 대표는 민간 사업자가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대장동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필 메모로 지시했다. 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배제되면서 대장동 사업 지분 50%를 가진 성남시는 1822억 원만 배당받고, 지분 7%에 불과한 화천대유 등 민간업자는 4040억 원의 천문학적 수익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수사팀은 최근 정 전 실장과 함께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기소하며 지난해 4~8월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받은 혐의가 있는 8억4700만 원이 이 대표 선거 캠프로 흘러갔는지도 수사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염유섭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