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미래노동硏 권고안 토대
근로시간 · 임금체계 정비 착수
勞使자율 강조… 유연화 방점

노동계 반발 · 여소야대 등 난관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12일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에 노사 자율성을 강조하고 유연화에 초점을 둔 노동시장개혁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정부는 연구회 권고안을 토대로 법과 제도 정비에 착수하는 등 노동개혁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권고안 대부분이 법률 제·개정 사안이어서 노동계 반발 극복과 여소야대 국회에서 노동개혁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연구회는 한국의 경직된 임금·근로시간 체계를 유연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장근로시간 기준 확대와 관련, “현재는 연장근로를 1주 12시간 한도로 제한하고 있어, 노사가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관리 단위를 확대해 집중 근로가 필요한 시기 연장근로를 좀 더 사용하고 근로시간 수요가 적거나 필요 없는 시기에 근로시간을 단축해 시장 수요에 대한 탄력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특히 선택적 근로시간제 기간·업종 확대와 관련, “업무의 제한 없이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3개월까지 확대해 연구·개발뿐 아니라 일반사무직 등 모든 근로자가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근로시간 선택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한 취업규칙 변경의 경우 동의 주체 범위를 명확히 하도록 권고했다. 현행 체계에서 근로자 전체의 의견을 들어 임금을 결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군·직무’에 따라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도록 제언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현행 체계로는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면 근로자 과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특정 직군·직무 근로자와 협의해 임금을 정하자는 목소리가 강했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현행 임금체계를 두고 “연공형 임금체계는 다수에게 불공정하고 유노조 대기업 사업장에 종사하는 정규직 남성에게 유리한 체계”라며 “이들의 임금이 높은 이유는 연공 축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회는 권고문을 통해 “우리 노동시장은 낡은 제도의 철창(iron cage)에 갇혀 있다”며 “MZ세대의 노동시장 진입이 본격화하면서 노동시장 환경과 인구구성 변화에 조응해 관련 제도, 정책 및 관행을 현대화하는 것은 외면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과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으로, 노동시장의 주체로서 노사 모두가 개혁 과정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이날 연구회의 권고문을 수령했으며, 곧바로 후속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연구회의 권고문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MZ 세대가 중심이 되는 세상과 세대의 변화 속에 우리 노동 규범과 의식, 관행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 노동시장을 위한 개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연장근로시간 기준 확대 등 입법화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노동개혁안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또한 화물연대가 지난주 운송거부를 철회하면서 정부가 노·정 관계 주도권을 쥔 모습이지만, 노동시장개혁을 두고 민주노총 등 노동계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돼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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