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조직·지속적 월북몰이 판단
“표류 가능성 분석보고서 대신
‘월북 부합’ 실험결과만 공개해”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문재인 정부가 ‘월북 몰이’ 정황을 숨기기 위해 유족에게 존재하는 자료를 “없다”고 속인 것으로 판단했다. “월북 몰이는 없었다”는 서 전 실장 측 주장에도 검찰은 유족 측에 월북 판단과 부합하는 자료만 선별, 공개한 점에 비춰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월북 조작 정황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 유족은 2020년 10월 해경에 ‘실종자(이 씨) 신고 위치 더미 표류실험 4개 기관의 조류예측분석서’(명칭 불문)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해경은 같은 해 11월 이 같은 유족 정보공개 요청에 “인체모형 표류실험 관련 4개 기관의 조류예측분석서는 없다”고 회신했다. 검찰은 지난 9일 이와 관련해 김 전 청장이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고 판단, 관련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 수사 결과 4개 기관의 분석 보고서는 존재했고, 월북이 아닌 표류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실험 결과도 있었다. 실종자 예상 위치를 의미하는 ‘점’ 일부가 실종 위치에서 북서쪽 방향이나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표시된 결과값이었다. 이 씨가 수영 등 인위적 노력을 하지 않고 북한 해역에 표류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자료였다.
해경은 3개 기관의 결과는 제외하고, 1개 기관의 결과만 유족에게 공개했다. 소연평도 남서쪽 3.7㎞에서 인체 모형이 발견됐다는 보고서 내용이었다. 검찰은 해경이 ‘이 씨의 인위적인 노력=자진 월북’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이 같은 실험 결과만 선택적으로 인용하고, 유족에게 공개했다고 봤다.
아울러 검찰은 서 전 실장 공소장에 사건 은폐를 위해 이 씨 피격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에 열린 관계장관회의에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내용도 담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서 전 실장 측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처럼 정해진 회의가 아닌, 새벽에 급하게 소집한 회의라 국방부와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만 부르게 된 것”이라며 “집이 멀어 회의에 못 온 사람도 있다. 의도적으로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외교부만 따로 패싱한 건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검찰은 조만간 강 전 장관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 전 원장 등에 대한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