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배건(33) · 서정화(여·33)부부

저희는 초등학교 동창입니다. 졸업 후에는 부모님을 통해 드문드문 소식이라도 듣는 사이였는데, 그마저도 20대 초반 동창회를 끝으로 끊겼습니다. 그러다 스물일곱이 되던 해, 우연히 다른 초등학교 친구를 통해 재회하게 됐죠. 오랜만에 만났지만, 대화가 너무 잘 통했습니다. 저(정화)는 제 이야기를 흥미로워하며 잘 들어주는 남편 모습에 마음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4일 만에 이뤄진 첫 데이트에서 남편의 고백으로 연애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희는 7년 동안 연애했습니다.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유쾌하게 지내는 편인데,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서로를 대하는 태도는 늘 한결같았습니다. 7년의 연애가 가능했던 건 아마도 서로에 대한 두터운 신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었는데, 2년 전 함께 우연히 보게 된 ‘산후조리원’이라는 드라마 덕분에 상황이 급전개됐습니다. 남편의 질문 때문이었죠.

남편은 “아기를 낳게 되면 몇 살에 낳고 싶어?”라고 물었고 저는 “늦어도 34살에는 낳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했습니다. 남편은 “그럼 2022년, 33살에는 결혼을 해야겠네?”라며 계산을 하더라고요. 엉뚱하지만, 그렇게 결혼 준비가 시작됐습니다.

저희는 올해 10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하면 든든한 울타리가 생기는 기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요즘 그 의미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진짜 내 편이 생겼다는 게 피부로 와닿거든요. 제가 올해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많이 힘들었었는데, 남편이 보호자로서 제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서로의 소중함과 애틋함을 느낀 값진 시간이었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가 가장 소중하고, 가장 즐겁고, 가장 편안한 부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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