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할 거리가 없기 때문에”
“푸틴, 장고 들어갔다” 해석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례적으로 진행해오던 연말 기자회견을 10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자랑할 거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정의로운 평화론’에 입각한 종전협상론이 부상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 지도자들과 연쇄 통화에 나선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장고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화상회의를 열고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12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취재진으로부터 연말 기자회견 관련 질문을 받자 별도의 맥락 설명 없이 “새해 전까지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2012년 대통령으로 복귀한 후 매년 12월에 러시아 전역에서 수백 명의 내·외신을 초청해 연말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해 연말 기자회견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장장 4시간의 ‘마라톤’ 연설을 한 바 있다. 가디언은 “전쟁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축하받을 게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장고에 들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이는 최근 서방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종전협상론이 부상하자 “정의로운 평화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뒤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연쇄 통화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프랑스와 튀르키예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대화를 중재하려고 시도해 온 점에 비춰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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