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민영화 이후 ‘12년 만의 내부 출신 CEO’로 주목받은 구현모(59·사진) 대표의 연임 적격 여부가 이르면 13일 오후 결정된다. 업계는 그동안의 경영 성과를 고려했을 때 지난달 8일 공식으로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구 대표가 연임 적격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종 확정까지는 난관도 있다. 연임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0.35%) 등이 구 대표의 손을 들어줄지 여부가 아직은 불확실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KT의 보안 계열사인 KT텔레캅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조사에 나선 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와 이사회는 이날 잇따라 회의를 열고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천할지 여부를 논의한다. 회의 배경에 밝은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연임 심사를 위한 서류와 면접 전형 등을 모두 마무리했다”며 “오늘은 그동안의 평가를 토대로 최종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르면 이날 중으로 심사위원회 평가 결과를 토대로 이사회가 추천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가 이날 구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결의하면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통신 업계에서는 그동안의 성과를 고려했을 때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구 대표는 통신 중심이던 KT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탈바꿈하는 데 주력하면서 실적 향상과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의 연간 영업이익은 구 대표 취임 직전인 2019년 1조1596억 원에서 지난해 1조6718억 원으로 44.2%나 증가했다. KT 노조가 최근 “구 대표가 KT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KT의 미래 비전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볼 수 있다고 확신하는 만큼 구 대표의 대표이사 연임을 환영한다”며 구 대표 지지 의사를 밝힌 것도 힘을 보태는 양상이다. 이 노조는 KT 전체 조합원 가운데 99%인 1만6000여 명이 속한 다수 노조다.
과거의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은 해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구 대표는 전임 황창규 회장 시절 ‘국회의원 후원금 쪼개기 지원’에 연루돼 벌금 15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법원에서 정식 재판 절차를 밟고 있다. 이사회의 적격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이를 근거로 내년 주주총회에서 반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