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안부 “사업구조 법적근거없어”
유휴 공공시설 활용 취지 불구
선 운영단체 선정 후 부지매입
‘조합원 자녀 한정’어린이집 등
특정단체 지원금 전용 지적도
행정안전부는 지역 주민의 소통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가 직접 나선 마을활력소의 사업 구조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마을활력소 사업은 유휴 공공시설을 활용한다는 애초 취지가 무색하게 민간 부지 매입이 무분별하게 이뤄져 그렇지 않아도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제동이 걸린 상태였는데 행안부가 쐐기를 박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주민복지시설 운영 지원은 애초 자치구 고유 사무인 만큼 해당 사업에서 손을 뗄 계획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행안부는 시가 직접 나섰던 3곳(광진·서초·금천구) 마을활력소 사업 구조에 대한 법률적 타당성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행정 재산을 취득하기 이전에 별도 공모를 통해 미리 사용 허가 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는 공유재산법령상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해당 마을활력소 사업은 ‘운영 단체 공모·선정→ 단체가 물색한 부지를 서울시가 매입→ 단체 의견 반영해 시설 설계·조성→ 단체와 시가 사용 수의계약’의 구조를 띤다. 시가 부지(행정 재산)도 사지 않은 채 운영 단체를 먼저 정하는 사업 구조는 ‘특혜성’ 논란을 떠나 해당 사업이 근거로 제시한 공유재산법령상 맞지 않는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각 마을활력소 운영 단체를 확정, 3곳 부지 매입에만 총 62억5500만 원을 썼다. 다행히 사업은 시설 조성 단계 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마을활력소는 마을공동체 활동을 위한 거점 공간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주도로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62곳이 조성돼 53곳이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2곳은 시가 민간위탁을 했고, 나머지는 자치구가 운영 중이다. 현재 조성 중인 곳은 총 2곳이고, 시가 직접 관여했던 3곳은 각 운영 주체에 중단 통보가 이뤄졌다. 해당 사업은 성과 평가나 필요성에 대한 진단 없이 양적 확대에만 치중해 민간 부지 매입에만 약 97억 원(광진·서초·금천구 3곳 62억5500만 원 포함)을 쏟으며 재정 건전성 악화를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주민을 위해 혈세로 만든 마을활력소를 특정 단체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 계획을 세웠는데도 시가 승인했다는 점이다. 서초구 마을활력소 운영 주체(6개 연합단체)가 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을 보면 이들이 운영하는 협동어린이집은 조합원 자녀만 입소할 수 있다. 시민의 자산을 특정 단체가 사유화·자산화한다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시는 법적 근거가 없는 3곳의 사업을 중단하고 조만간 해당 부지를 다른 용처로 사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위탁 운영 중인 2곳은 내년 1·2월 계약을 종료하고 시 주요 정책 관련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자치구에 내렸던 시비 지원도 중단한다. 자치구 고유 사무임에도 시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마을활력소 사업 예산 총 727억900만 원 가운데 562억2400만 원(77.3%)을 투입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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