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가 공동으로 개최한 ‘가축분뇨 바이오차 실증사업 시연회’에서 한 연구원이 우분 바이오차의 우사 깔짚 이용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협 축산경제 제공
지난 10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가 공동으로 개최한 ‘가축분뇨 바이오차 실증사업 시연회’에서 한 연구원이 우분 바이오차의 우사 깔짚 이용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협 축산경제 제공


■ 농협 축산경제, 환경친화적 축산 전환 다각 모색

이산화탄소 흡착한 가축 원분
부피 20%로 줄고 악취 사라져
가축분 450만t 바이오차 전환땐
온실가스 200만여t CO2eq 감축

축산분뇨 신재생에너지화 위해
국내 기업과 손잡고 기술 개발
쇠똥 활용 고체연료 생산 협약

축산 환경개선 사업에 1억 투입
냄새관리 솔루션 컨설팅 사업도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로 인해 국내 산업 전반에서 온실가스 감축 등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축산업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축산업은 환경과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산업으로 최근 가축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분뇨·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함께 축산 메탄가스가 탄소배출의 주범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는 가축들의 메탄가스 배출 저감 및 분뇨 처리 문제는 물론 축사 악취 등 만성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 안병우)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환경친화적 농축산업 전환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적 축산환경 조성 = 농림축산식품부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2470만tCO2eq 대비 38% 감축하는 ‘2050년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한 뒤 축산업계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수립과 실행에 적극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도 축산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월 안병우 축산경제 대표는 바이오차 시연회에서 환경 중심 경영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안 대표는 “지역사회와 축산업이 상생·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 축산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농협 축산경제는 기존의 ‘경축순환농업’을 통한 가축분뇨처리와 더불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들과 손을 잡고 축산 분뇨의 신재생에너지화 및 축산부문 탄소저감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가축분뇨 바이오차(biochar)’다. 농협 축산경제는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탄소중립 이행과 가축분뇨 처리 다각화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 사내벤처 한빛에코텍, 농협사료와 협업해 가축분뇨 바이오차 처리방식 실증 사업을 추진했다. 바이오차란 ‘바이오매스’와 ‘숯’(charcoal)의 합성어다. 버려진 폐자원이 열분해 돼 생성된 고탄소 물질을 의미한다. 가축분뇨를 바이오차화할 경우 이산화탄소를 흡착해 원분 대비 5분의 1 부피 감소, 1t당 온실가스 2t 저감, 악취 개선 등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농식품부는 2030년까지 가축분 450만t을 바이오차로 전환해 온실가스 200만 tCO2eq를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농협 축산경제는 7월부터 바이오차 시범 생산과 동시에 육묘·원예용 상토 원료 활용, 축사용 깔짚 대체, 토양개량제 및 비료화 등 효용을 검증하고 있다. 또 농장형 소규모 상용설비 구축과 바이오차를 활용한 다양한 수요처 확보를 위해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함께 범정부 차원에서 협력하고 있다. 실증사업 결과를 토대로 농협과 농식품부는 2023년 내 비료공정규격 개정 등 사전 사용처 확보를 위한 관련 제도를 정비해 향후 바이오차 확대 및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가축분뇨 신재생에너지화 사업 역시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화를 위한 축산업계의 노력이다. 농협경제지주는 농식품부, 현대제철과 함께 ‘우분(牛糞) 고체연료 생산 및 이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고체연료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축분뇨의 분리·건조·성형 등을 거쳐 제조된 우분 고체연료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고체연료 1t 생산 시 필요한 가축분뇨는 3~4t으로 많은 물량의 가축분뇨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제철소에서 유연탄의 대체재로 활용할 경우 고체연료 1t당 1.5tCO2eq의 온실가스도 저감할 수 있다. 농협 축산경제는 올해 현대제철과의 시범 사업(25t, 2022년 12월)을 통해 우분 고체 연료 투입 효과를 분석하고, 단계적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석유화학의 경우 지난 6월 ‘환경친화적 축산 구현 협약’을 체결, 분뇨자원화시설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정제하고 발전에 연계하는 바이오가스 사업으로 가축분뇨 에너지화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축산냄새 관리 솔루션 공동 컨설팅 사업’ 관계자들이 한 축사를 방문해 악취 제거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축산냄새 관리 솔루션 공동 컨설팅 사업’ 관계자들이 한 축사를 방문해 악취 제거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병우(오른쪽 첫 번째) 농협 축산경제 대표가 김학용(〃 다섯 번째)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대표와 축산농가 벽화 그리기 행사에서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병우(오른쪽 첫 번째) 농협 축산경제 대표가 김학용(〃 다섯 번째)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대표와 축산농가 벽화 그리기 행사에서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축사 악취 제거로 친환경 추구 =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악취 저감 등 깨끗한 축산 환경 조성 역시 필수다. 농협 축산경제는 축산환경 개선을 위해 △깨끗한 농장 방취림 조성 △예쁜 농장 벽화 그리기 △축산환경 개선의 날 운영(매주 수요일)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농협금융지주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로 조성한 기금 1억 원을 나눔축산운동본부 기부, 축산 환경개선 사업에 투입해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다. 축산 환경개선은 물론, 범농협 ESG 경영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에는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과 지역사회 공헌 결연을 맺고 축산농가 벽화 봉사, 농가 악취 저감을 위한 방취림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 환경개선을 공동 실시하고 있다. 이는 많은 기업이 지역사회의 축산환경 개선에 동참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농협 축산경제는 한국환경공단과 협업해 축산냄새 취약 지역에 대한 능동적인 관리 및 축산악취 민원 감축을 위해 ‘축산냄새 관리 솔루션 공동 컨설팅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농협 축산경제에서 악취 민원 발생 지역 또는 축산 환경개선 의지가 있는 지역(축협)을 선정하면 축산악취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단이 현장을 방문해 악취측정 및 진단, 농가 맞춤형 악취저감 방안 등 농가가 실천할 수 있는 단기 및 중장기 축산냄새 관리 솔루션을 제시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충북 진천축산농협이 선정돼 농가 10호를 대상으로 컨설팅이 진행됐다. 지난달 설명회를 열어 농가별 현장진단 결과와 현실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 참여농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농협 축산경제는 또 농식품부·환경부와 연계해 ‘청정 축산 환경대상 시상제도’를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 및 환경과 공존하는 축산으로의 변모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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