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14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하락하자 한 트레이더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파월 의장 발언으로 이날 크리스마스를 앞둔 뉴욕증시의 ‘산타 랠리’ 기대는 깨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14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하락하자 한 트레이더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파월 의장 발언으로 이날 크리스마스를 앞둔 뉴욕증시의 ‘산타 랠리’ 기대는 깨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 Fed, 내년에도 인상 기조

“인하는 계획 없다” 못박아
“인플레 목표 수정도 안해”
FOMC 내년금리 점도표선
5.0~5.25% 예상 가장많아

내년 美 0%대 성장 전망도


14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 본색’이 불을 뿜으며 시장에서 기대됐던 내년 ‘조기 피벗(금리 인하)’ 가능성이 완전히 무너졌다.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과 점도표 등을 통해 △내년에 금리 인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내년 최종금리가 5.00∼5.25%(중간값 5.1%)에 달하고 △기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상향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함께 공개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내년도 미국 경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란 점도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023년에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경제 전망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우리의 초점은 지금 인플레이션을 2% 목표까지 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지, 금리 인하에 있지 않다.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물가 상승세 둔화를 근거로 Fed가 내년 중 예상보다 일찍 금리 인하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발언이다. 파월 의장은 “역사적 경험은 어설프게 긴축 정책을 푸는 데 대한 부작용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18명의 FOMC 위원들이 내년도 금리를 판단한 점도표상에서도 5.00∼5.25% 예상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 4.5%를 고려하면 아직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남았다는 의미다. 특히 시장에서는 내년 2월에도 Fed가 0.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그 밖에 점도표상에서 FOMC 위원 2명이 4.75∼5.00%, 4명이 5.25%∼5.50%, 2명이 5.50∼5.75%로 관측했다. FOMC 위원 상당수가 내년 금리가 최소 5% 초반대까지는 인상될 것이고, 상황에 따라 6% 가까이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한 셈이다. 이는 시장 전망보다 높은 수준이다.

더불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목표치(2%) 수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과 학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 △이민자 감소, 노동자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임금 인상) 등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요인들 탓에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이마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높이면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그만큼 덜해질 수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낮출 것”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한편 Fed는 이날 SEP를 통해 내년 미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9월의 1.2%에서 0.5%로 낮췄다. 반면 내년 실업률은 4.4%에서 4.6%로 높였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치는 2.8%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미 증시 관계자는 “GDP 성장률 전망을 0%에 가깝게 하향 조정하고 실업률을 상향 조정한 것은 Fed가 경기침체를 예상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나는 아직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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