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 땐 지역사업 증액 불가능
되레 민주당에 불리하다 판단


15일 더불어민주당이 공언한 자체 수정 예산안의 단독 처리가 목전에 다가왔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법인세 인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의석수의 우위를 믿고 사상 초유의 감액안 단독 처리를 밀어붙일 경우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감액안 통과가 현실화되더라도 당장 국정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렸다.

이날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이재명표’ 수정 예산안을 힘으로 날치기 통과시킨다면 삼권분립을 규정한 헌법 위반이자 의회 권력 남용”이라며 “대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선택한 민심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현 정부 첫 예산안을 민주당이 단독으로 수정해 처리할 경우 국민의 눈에 거대 야당의 일방적 독주, 대선 불복으로 비쳐 여론의 역풍을 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 편성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권한인 데다, 법인세 인하는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약·정책 예산을 끼워 넣기 위해 꺼내 든 감액 수정안 카드가 오히려 민주당 스스로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해마다 국회는 예산 심사 과정에서 이른바 ‘쪽지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 사업 관련 예산을 증액해 왔는데, 민주당이 감액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면 이 같은 지역 사업 예산 증액이 불가능해진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여야 모두 타격을 입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민주당의 지역구 의석수가 더 많은 데다 정부안 자체가 야당보다 여당의 수요를 더 반영하고 있어 민주당에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부안에서 감액만 하고 의원들 관심사인 지역 사업은 다 팽개치자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대국민 자해행위”라고 지적했다.

감액안이 처리되더라도 감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큰 무리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득이 수정안을 제출해도 윤석열 정부가 작성한 639조 원 예산안을 거의 그대로 인정하고 0.7%도 되지 않는 매우 일부 예산만 삭감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선 통상 국회에서 정부 예산안의 1% 내외를 삭감해 온 이상 0.7% 삭감은 받아들일 정도의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부족한 예산은 연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불용액이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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