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그룹 임원인사

유동성 악화·실적부진 악재
계열사 CEO 큰폭 교체 전망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고삐
신동빈 장남 경영참여 주목


레고랜드 부도 사태발(發) 유동성 악화와 실적 부진 등 주요 계열사들의 겹악재로 난관에 봉착한 재계 5위 롯데그룹이 15일 예년보다 한참 늦은 ‘지각 인사’를 통해 전면 쇄신을 추진한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애초 인사 전망과 달리, 롯데건설,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롯데호텔군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CEO 또는 대표급 임원을 교체하는 등 비교적 큰 폭의 인적 쇄신이 단행될 전망이다. 재계에선 ‘유통 명가’ 재건과 바이오·모빌리티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고삐를 죄고 있는 신동빈(67) 회장의 ‘뉴롯데’ 구상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내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오후 중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고 밝혔다.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단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건설은 지난달 ‘40년 롯데맨’ 하석주 대표가 물러나고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롯데건설이 롯데 계열사로부터 받은 자금 수혈 규모만도 1조1000억 원에 달한다. 롯데하이마트에 이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롯데면세점은 1980년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신용평가사들은 계열사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낮추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애초 예상보다 보름 이상 늦어진 점도 전방위적인 위기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 CEO들이 상당폭 이동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재계에선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36) 롯데케미칼 상무의 경영 수업 확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초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미등기임원으로 임명된 신 상무는 지난 8월 말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며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0월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에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신 회장이 30대 초반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 결과 여부를 떠나 앞으로 신 상무의 그룹 내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임원인사에 이어 롯데는 곧바로 사업군별로 내년 경영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유통 사업군에서는 인천 송도와 서울 상암 지역 복합쇼핑몰 개발과 함께 백화점과 마트 등 점포 리뉴얼이 계획돼 있다. 호텔 사업군은 내년 여행업 회복에 맞춰 글로벌 프랜차이즈 호텔 운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인 바이오의 경우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부지를 확정하고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김호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